스페인 놀라운 ‘꼬마’ 히딩크 마법 풀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08년 6월 12일 03시 04분



다비드 비야 해트트릭, 러시아 4-1 완파

스페인의 ‘꼬마’가 ‘히딩크의 마법’을 무력화했다.

11일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에서 열린 스페인과 러시아의 2008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08) D조 1차전.

이 경기는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의 ‘4강 신화’를 연출하고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극적으로 호주의 본선행을 이룬 데 이어 러시아를 유일하게 이번 대회 16강행으로 이끈 거스 히딩크 러시아 감독의 ‘매직’이 ‘무적함대’ 스페인도 무너뜨릴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졌다.

그러나 히딩크의 마법은 ‘꼬마(El Guaje)’로 불리는 스페인의 공격수 다비드 비야(27)의 골 폭풍에 부닥쳐 첫 경기에서 무참히 무너졌다.

비야는 175cm, 69kg의 아담한(?) 체격 때문에 꼬마라는 별명이 붙었다.

비야는 이날 대회 첫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4-1 대승을 이끌었다. 비야는 장대비가 내리는 가운데 열린 경기에서 현란한 드리블과 뛰어난 위치 선정, 재치 있는 몸싸움, 그리고 기회를 포착하는 능력을 보이며 3골을 낚았다.

비야는 전반 20분 페르난도 토레스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페널티 지역 중앙으로 파고들며 침착하게 오른발 슛으로 선제골을 낚았고 전반 45분에는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의 스루패스를 골문으로 달려들어 오른발 논스톱 슛으로 골네트를 다시 흔들었다. 비야는 또 후반 30분엔 몸싸움으로 수비수 한 명을 제치고 세 번째 골을 터뜨렸다.

비야는 스페인 2부 리그 스포르팅 기혼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했다. 2003년 레알 사라고사로 옮겨 두 시즌 동안 각각 17골, 15골을 넣은 뒤 2005년 프리메라리가 발렌시아의 유니폼을 입었다. 2005∼2006시즌 25골을 넣었고 지난 시즌에는 18골을 잡아내 팬들로부터 ‘비야 마라비야(놀라운 비야)’로 통한다. 비야는 유로 2008이 끝나면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와 잉글랜드의 아스널, 첼시 등으로 이적할 가능성이 높다.

스페인은 비야의 맹활약과 세스크 파브레가스가 추가골을 터뜨려 ‘명장’ 히딩크 감독의 조련을 받은 러시아를 완파했다. 스페인은 1964년 대회 우승에 이어 44년 만에 정상 탈환을 노리고 있다.

러시아는 경기 종료 10분 전 로만 파블류첸코의 골로 간신히 영패를 면했다. 히딩크 감독은 “학교 축구팀도 내주지 않을 골을 내줬다”며 선수들을 비난했지만 “좋은 교훈을 얻었다. 아직 두 경기가 남아 있기 때문에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같은 조의 스웨덴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와 페테르 한손의 연속 골을 앞세워 지난 대회 챔피언 그리스를 2-0으로 제압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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