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2008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08)에서 가장 빛난 선수가 될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이미 자신만의 유로 2008에 집중할 기회를 날렸다. 전 세계의 언론이 이번 대회가 끝난 뒤 그가 어디로 갈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쫓아다니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만일 내가 현재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를 선발한다면 당연히 호날두를 찍을 것이다. 반면 만일 내가 알렉스 퍼거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라면 호날두를 팔 것이다. 이런 모순된 생각이 어리석어 보일 것이다.
하지만 한 선수가 맨체스터를 가지고 노는 상황도 마찬가지로 어리석다.
호날두는 ‘종합선물세트’다. 키가 크고 거무튀튀하며 멋지게 생겼다. 골문 근처에서 헤딩 실력도 출중하다.
맨체스터는 5년 전 포르투갈 스포르팅 리스본에서 10대 스타인 호날두를 낚아채 왔다. 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드는 최근 스페인 스포츠신문 마르카가 ‘맨체스터에 이적료 1억 유로, 그리고 호날두에게 연봉 1500만 유로를 주는 계약이 성사될 것’이란 기사를 무척 반겼다. 마르카는 언제나 레알 마드리드의 입장에서 기사를 쓰는 신문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늘 그렇듯 전혀 부끄러움을 모른 채 언론을 이용해 호날두와 그의 에이전트의 마음을 바꾸려 한다. 만일 이 기사가 사실이라면 맨체스터는 5년 전 호날두를 영입할 때의 다섯 배나 많은 돈을 벌게 된다.
맨체스터는 왜 계약 기간이 남은 호날두와 헤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는 걸까. 만일 호날두가 가길 원하고 마음이 딴 데 가 있다면 팀 분위기를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호날두와 그의 에이전트는 뭘 노리는 걸까. 호날두는 브라질 인터넷 매체인 테라에 “나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고 싶다. 그러나 레알 마드리드는 나와 맨체스터가 원하는 돈을 지불해야 한다. 내가 가고 싶다고 갈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날두는 더는 말이 없었다. 그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 이제 유로 2008이 끝날 때까지 나는 아무 말도 안 하겠다”고 말했다.
막다른 골목이다. 맨체스터는 절대 안 보내겠다고 한다. 퍼거슨은 “호날두를 적에게 팔기보다는 벤치에 앉히겠다”고 말했다.
아마도 호날두의 에이전트는 유니폼 등 물품 판매에 쓰이는 수백만 달러에 이르는 호날두의 초상권을 얻어내려고 하는 것 같다. 맨체스터는 이를 연봉에 포함된 것으로 본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는 선수에 대한 접근이 다르다. 퍼거슨은 데이비드 베컴과 뤼트 판 니스텔로이를 레알 마드리드로 팔았다. 베컴은 당시 이적하며 초상권을 얻어냈고 지금은 LA 갤럭시에서 실력보다는 유명세로 더 많은 돈을 벌고 있다.
호날두도 이들과 비슷한 단계로 가고 있다. 그는 최고다. 더 좋아질 수도 있다. 하지만 호날두 혼자 맨체스터를 이끄는 것은 아니다.
만일 호날두의 홀어머니가 아들을 집에서 가까운 곳에 두고 싶어 한다면 이해하겠다. 하지만 단순히 초상권 사용료를 얻기 위한 목적으로 장난치는 것이라면 당장 그만둬야 한다. 호날두는 레알 마드리드보다 맨체스터에서 뛸 때 더 빛날 수 있는 선수다.
랍 휴스 스위스 제네바·잉글랜드 칼럼니스트 ROBHU800@a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