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역 없이 중국 상하이의 한복판에 홀로 떨어진 느낌이었다.”
최근 번번이 고개를 숙였던 LA 레이커스 코비 브라이언트가 모처럼 유머 감각을 발휘했다.
11일 홈에서 열린 보스턴 셀틱스와의 미국프로농구(NBA)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87-81로 이긴 뒤 기자회견에서였다. 그만큼 여유라도 되찾은 것일까.
그는 이날 양 팀 최다인 36점을 퍼부으며 승리를 주도했으나 자유투는 18개 중 11개를 넣는 데 그쳤다. 올 정규리그에서 84%에 이르던 자유투 성공률이 61%까지 추락했다.
그 이유에 대해 브라이언트는 1, 2차전 때 자유투 라인에 설 기회가 없다 보니 오랫동안 가본 적 없는 이역만리에 던져진 것처럼 낯설어 성공률이 낮아졌다고 심판의 판정을 비꼰 것이다.
원정 2차전에서 팀 전체 자유투 시도 횟수에서 10-38로 크게 뒤진 LA 레이커스는 이날은 34-22로 보스턴보다 12개 많은 자유투를 던졌다.
이날 홈경기에서 LA 레이커스는 원정 1, 2차전 패배에서 벗어나 소중한 첫 승을 올리며 가라앉은 분위기를 되살렸다. NBA 플레이오프 역사상 3연패한 팀이 4연승한 경우는 없었기에 LA 레이커스에는 단순한 1승 이상의 의미였다. 정규리그를 포함해 홈 15연승(플레이오프 9연승 포함).
올 시즌 보스턴과의 경기에서 36.8%의 저조한 야투성공률을 보였던 브라이언트는 이날은 60%까지 끌어올리는 한편 수비에서도 보스턴 폴 피어스를 탄탄한 협력 수비로 6점에 묶었다.
슬로베니아 출신인 LA 레이커스의 사샤 부야치치는 3점슛 3개를 포함해 20점을 넣으며 ‘깜짝 활약’을 했다. 보스턴의 케빈 가넷은 13점에 머물렀고 4차전은 13일 로스앤젤레스에서 계속된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