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야구 축제 올스타전 ‘롯데 잔치’ 되나

  • 입력 2008년 6월 12일 03시 04분


프로야구 SK는 올스타전 투표만 생각하면 아쉽다. 팀은 선두를 독주하고 있고 박재홍은 타격 선두지만 SK 선수 중 한 명도 팬투표 올스타(1차 집계)에 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신 롯데는 10자리 포지션을 모두 싹쓸이했다. 롯데가 상위권을 달리고 있고 열성 팬도 많아 강세는 예상됐지만 1할대 타율에 타점 8개에 그친 마해영까지 선정됐다.

더군다나 8월 3일 열리는 올스타전은 SK의 안방인 문학구장에서 열린다. 팬 투표로 선정된 선수는 무조건 선발 출장하기 때문에 올스타전에서 동군의 김성근 SK 감독이 롯데 선수 10명을 데리고 경기를 시작해야 하는 상황도 예상된다.

SK 관계자는 “올스타전이 인기투표인 것은 사실이지만 지나친 몰표는 투표 자체를 왜곡시킨다”면서 “올 시즌 후 투표 방식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야구위원회도 “시즌 후 문제점을 최소화하는 부분에 대해 논의가 오갈 것 같다”고 밝혔다.

올스타전 투표는 구장 내 현장 투표와 인터넷 투표를 병행하고 있다. 하지만 구단당 현장 투표수는 10만 장으로 제한됐고 인터넷 투표의 편리성 때문에 누리꾼들이 사실상 결과를 좌우한다.

팬 1명이 하루 1명의 선수에게 투표할 수 있는 것을 감안할 때 많은 롯데 팬이 매일 ‘출석 투표’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올스타전은 함께하는 축제의 한마당이지만 올해는 롯데의 ‘집안잔치’에 다른 팀들이 들러리 서는 모양새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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