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윤-마정길 ‘희한한 첫 안타 인연’

  • 입력 2008년 6월 13일 08시 38분


삼성 포수 현재윤(29)은 11일 대구 한화전 8회말 2사 후 잠수함투수 마정길(29)에게서 좌익선상 2루타를 뽑아냈다.

2004년 시즌 막판 프로야구계를 강타한 ‘병풍’에 연루돼 실형과 더불어 26개월간 공익요원으로 근무하느라 지난해까지 3년간 그라운드를 떠나있어야 했던 그에게는 복귀 후 7경기·8타석째만의 ‘값진’ 첫 안타였다.

감격이 채 가시지 않은 것일까.

하루가 흐른 12일에도 그는 연신 싱글벙글거렸다. 훈련을 마친 뒤에는 대뜸 “참 신기해요. 제가 프로 첫 안타를 마정길한테서 얻었거든요. 어제(11일) 3년만의 첫 안타도 마정길이잖아요? 무슨 조화인지 모르겠어요”라며 혀를 내둘렀다.

그의 말처럼 2002년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삼성에 입단한 현재윤은 그해 4월 14일 대구 한화전 9회 1사 후 역시 신인이었던 마정길을 상대로 우전안타를 쳐냈다. 데뷔 첫 안타였다. 그로부터 6년여가 지나 희한한 인연이 되풀이된 셈이다.

3년간 절치부심하며 야구를 다시 할 수 있는 날만을 기다려온 현재윤은 4월 시범경기 도중 왼쪽 쇄골에 금이 가는 큰 부상을 입었다.

다행히 각고의 노력 끝에 몸을 추스르고 이달부터 1군에 복귀해 ‘꼭 필요한’ 백업 포수로서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대구=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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