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쿠르트의 센다이 원정에 동행한 임창용은 11일 김일융 스포츠동아 일본통신원과 인터뷰를 갖고 “팀이 하위권에 처져 있어서 (세이브 추가가) 쉽지 않지만 매월 7세이브 정도를 성공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11일까지 15세이브를 성공시켰기에 매월 7세이브 페이스라면 올림픽이 개막되는 8월 8일까지 30세이브에 도달할 수 있으리란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김 통신원에 따르면 “임창용의 월 7세이브 달성 관건은 구위가 아니라 야쿠르트의 팀 성적이라는 것이 현장의 분위기”란 전언이다. “개막전 때에 비해 갈수록 구위가 좋아지고 있다. 점점 적응을 잘 하고 있다”라는 것이 다카다 시게루 감독, 아라키 다이스케, 이토 도모히토 투수코치의 공통된 견해다.
이토 코치는 “시범경기 무렵만 해도 임창용은 스트라이크존에 완벽히 적응하지 못했다. 주자가 출루하면 셋포지션이나 퀵모션, 견제에서 약점을 노출했다. 그러나 주자를 내보내고 도루를 허용해도 타자를 삼진 잡아버리니까 괜찮다”라고 언급했다. “임창용이 구위를 앞세워 나머지 약점을 상쇄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만큼 팀 내 신뢰가 확고하다”라고 김 통신원은 전했다.
아울러 김 통신원은 “현장에서 직접 본 임창용은 스태미너에 문제는 없어 보였다. 다만 팀이 약하니까 세이브 기회가 좀체 없고, 요즘엔 세이브 상황이 아닌데도 박빙의 승부처에 등판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통신원은 “임창용에게서 ‘팀이 이기면 계속 나갈 텐데’란 욕구불만의 의지가 읽혔다”라고 덧붙였다.
다시 말해 임창용의 구위나 자신감은 현재 하늘을 찌르고 있는데 받쳐주지 못하는 팀 사정에 아쉬움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일본야구에 잘 적응하고 있지만 아직 여유를 내비치는 단계는 아니다. 야쿠르트 팀 사정상 이기는 게임은 100% 막아내야 한다는 책임감, 긴장감이 더 커 보였다”라고 김 통신원은 임창용을 만난 첫 인상을 언급했다.
실제 다카다 감독은 “임창용을 등판시킬 타이밍 잡기가 쉽지 않다”라고 토로했다. 야쿠르트 마운드의 필승카드이자 최후보루로 임창용을 상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창용도 이를 의식한 듯 “한국과 일본야구의 차이는 스트라이크존이다. 한국에서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는 코스가 여기선 볼이 된다”라고 말했다. 김 통신원은 “똑같은 세이브 기회라도 한국보다 일본에서 더 많은 집중력을 쏟아 붓고 있다. 다카다 감독이 승부처에서 임창용을 올리는 것은 0점으로 막아달라는 메시지”라고 진단했다.
김 통신원은 “이제 야쿠르트에서 누구도 임창용의 구위를 의심하지 않는다. 마무리로 모두가 인정하고 있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런 팀의 기대에 걸맞게 임창용은 11일 라쿠텐전에서 직구를 승부구로 삼아 타자를 압도하며 30세이브의 반환점을 돌았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센다이=김일융 스포츠동아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