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의 인기가 가장 높은 메이저 종목들이 잇단 스캔들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가장 최근에 터진 게 NBA 심판들의 경기 조작설이다.
10일(한국시간)부터 NBA 파이널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 도박으로 농구계에서 영구추방당한 팀 도나히 전 심판이 변호사를 통해 “2002년 LA 레이커스-새크라멘토 킹스, 2005년 휴스턴 로케츠-댈러스 매버릭스전에 심판들이 경기를 조작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NBA 데이비드 스턴 커미셔너는 기자회견을 통해 “근거가 없는 범죄인의 주장”이라고 일축했지만 단순한 범죄인의 주장으로 덮어버릴 수는 없을 듯하다.
그동안 NBA는 숱한 음모론에 휩싸였지만 확실한 증거가 없어 지나쳤다.
그러나 도나히의 경우는 연방검찰과 FBI 수사관에게 심판들의 경기 조작설을 폭로했다. 이 폭로가 허위로 밝혀질 경우 도나히는 위증혐의로 가중처벌을 받게 된다.
실제 2002년 LA 레이커스-새크라멘토의 서부 콘퍼런스 결승 6차전은 문제가 있었다. 이 해에 우승을 한 레이커스는 6차전에서 40개의 프리드로우를 얻었는데 이 가운데 27개가 4쿼터에서 집중적으로 나왔다. 2005년 휴스턴-댈러스전 역시 당시 로케츠의 제프 반 건디 감독(ABC방송 해설자)이 심판의 일방적인 판정을 비난했다가 벌금까지 제재받았다.
심판들이 레이커스를 편든 배경은 도나히 주장처럼 플레이오프 수입이다. 레이커스와 새크라멘토는 스포츠 마케팅 자체가 다르다. 새트라멘토는 스몰 마켓이고, LA는 뉴욕 다음으로 큰 시장이다. 리그 입장에서는 레이커스의 결승 진출이 수입에 큰 도움이 될 수밖에 없다.
메이저리그는 투타의 슈퍼스타인 로저 클레멘스, 배리 본즈가 나란히 약물복용 혐의에 휩싸여 있다. 메이저리그의 약물 파동은 쉼없이 이어지고 있다.
NFL은 슈퍼볼 챔피언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 빌 벨리칙 감독이 타 팀 사인을 비디오로 훔쳐본 ‘스파이게이트’ 외에도 선수들이 크고 작은 범죄에 휘말려 리그의 이미지 관리가 절실한 실정이다.
지난해 테네시 타이탄스 소속이었던 코너백 팩맨 존스는 라스베이거스 호텔 나이트클럽에서 현금을 뿌리는 추태를 부린데다 총을 난사해 리그 이미지를 실추시켰다.
이처럼 메이저 종목들의 추문이 꼬리를 무는 것은 스포츠 시장이 1990년대 이후 폭발적으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선수들의 연봉이 적었을 때는 약물 파동이 없었다. 한 시즌에 홈런 40개를 때리면 연봉 1000만달러가 보장되는데 약물의 유혹을 쉽게 벗어날 수가 없다. 게다가 NBA 플레이오프는 황금시장이다. 툭하면 음모론이 나오고, 결국 전직 심판의 입에서 경기 조작설까지 폭로된 것이다.
LA=문상열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