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 시내에서 열린 제51회 삿포로국제하프마라톤대회. 마루야마경기장의 결승선을 통과한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38)와 여자 마라톤 간판 이은정(27·이상 삼성전자)의 얼굴 표정은 밝았다.
베이징 올림픽을 50여 일 앞두고 출전한 리허설 레이스에서 이봉주는 남자부에서 1시간4분18초로 45위에 그쳤지만 4월부터 시작된 훈련 성과 이상의 좋은 기록을 냈다. 약 3km 지점에서 각축을 벌이던 다른 선수의 다리에 걸려 넘어지면서 페이스만 잃지 않았다면 1시간3분대 기록도 낼 수 있었다. 1992년 도쿄하프마라톤 때 자신이 세운 한국기록(1시간1분04초)과는 거리가 있지만 체력과 지구력 훈련만 하고 아직 스피드 훈련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호기록이란 평가. 이봉주는 “넘어져 아쉽다. 스피드와 지구력을 보완하면 베이징에서 메달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정은 여자부에서 1시간12분16초로 9위를 했다. 2005년 베를린하프마라톤에서 자신이 세운 한국기록(1시간11분15초)에는 못 미쳤지만 훈련 과정으로 보면 좋은 성과였다. 이은정은 “컨디션이 좋지 않았는데 예상외로 기록이 잘 나왔다. 훈련을 열심히 하고 조건만 맞는다면 베이징에서 메달도 노려볼 수 있다”고 말했다.
남자부에서 50위(1시간4분32초)를 한 이명승(29·삼성전자)은 “1시간3분대에 들 수도 있었는데…”라며 아쉬워했다.
오인환 삼성전자 감독은 “훈련 삼아 출전한 것치고는 기록이 잘 나왔다. 이번 레이스를 토대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베이징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남자부에서는 케냐의 메쿠보 욥 모구스(1시간0분52초)가, 여자부에서는 일본의 가노 유리(1시간8분57초)가 우승했다.
삿포로=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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