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예선만 3차례…2승 1무로 앞서

  • 입력 2008년 6월 21일 08시 36분


남북 축구대결 역사

최초의 남북 축구 대결은 1978년 방콕 아시안게임 결승 무대였다. 주장으로 경기에 출전했던 김호곤 대한축구협회 전무의 회고에 따르면, 후반 초반에 이미 양팀 선수들 다리에 경련이 날 정도로 긴장된 상태에서 경기가 치러졌다. 경기는 0-0으로 끝났고, 대회 규정에 따라 남북한은 사이좋게 공동 금메달을 따냈다.

월드컵 예선 무대에서는 지금까지 3차례 마주쳤다. 89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90이탈리아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한국은 황선홍의 헤딩골로 북한을 1-0으로 꺾었다.

한국은 이 여세를 몰아 중국, 사우디아라비아를 연파하며 승승장구, 어렵지 않게 본선 티켓을 따낼 수 있었다. 93년 카타르 도하에서 벌어진 94미국월드컵 최종예선은 이른바 ‘도하의 기적’으로 기억된다. 6개팀이 풀 리그를 벌이는 방식으로 치러진 최종예선에서 한국은 북한과의 마지막 경기 전까지 1승2무1패로 일본(2승1무1패), 사우디(1승3무)에 뒤져있었다.

한국은 북한을 2골 차 이상으로 이기고 일본과 사우디 중 어느 한 나라가 비기거나 져야 본선에 나갈 수 있는 절박한 상황. 최종전 3경기는 동시에 치러졌고 한국은 북한과 전반을 득점 없이 비기며 미국행은 물 건너간 것처럼 보였다. 후반들어 고정운, 황선홍, 하석주의 연속골로 3-0으로 이겼지만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었다. 사우디는 이란에 4-3으로 승리하며 월드컵 진출을 확정지었고, 일본 역시 종료 직전까지 이라크에 2-1로 이기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이기고도 웃을 수 없었던 한국 선수들이 고개를 떨군 채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순간, 이라크 자파르가 종료 직전 헤딩슛으로 동점골을 넣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2-2가 되는 순간, 경기는 끝났고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극적으로 본선 진출권을 따냈다. 일본 열도는 통곡했고, 한국은 환호했다.

박지성과 정대세의 만남으로 관심을 모았던 올해 3월 26일 2010남아공 월드컵 3차 예선은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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