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원관중에도 구단이 배고픈 이유

  • 입력 2008년 7월 1일 08시 27분


2008년 프로야구는 폭발적인 관중증가를 보이고 있다. 특히 롯데는 지난 토요일 만원 관중으로 벌써 80만명을 돌파했다. 이 상태로 나간다면 롯데는 시즌 120만명도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 같다. KBO의 500만 관중 목표도 LG와 KIA만 조금 더 분발해 준다면 가능한 수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는 이러한 관중증가가 구단의 수익창출에는 기여를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한국프로야구는 관중이 아무리 많이 들어와도 흑자와는 거리가 먼 운영구조를 가지고 있다. 구단의 마케팅 능력 부족도 있지만, 제도적 측면도 하나의 원인이다.

프로구단은 입장수입, 중계권료, 그리고 스폰서십, 머천다이징, 매점수입 등 기타수입이 각각 3분의 1씩 균형을 이루어야 재정자립이 가능하다. 그러나 한국프로야구는 입장수입에 주로 의존하고 있으며, 중계권료 연간 100억원은 KBO의 운영자금으로 사용되다가 2008년부터 구단에 분배되기 시작했다. 메이저리그 중계권료도 연간 100억원 정도 하는 상황에서, 한국프로야구의 인기와 시장규모로 볼 때, 현재의 중계권료는 턱없이 낮다. 최소 연간 200억원 정도는 되어야 마땅하다. KBO는 전 경기중계도 중요하지만 시장가치를 면밀히 검토해서 협상력을 높여야 한다.

그 외 프로야구단 운영 의욕을 저하시키는 요인은 경기장 임대료 및 장기임대 문제이다. 프로야구는 입장수입의 25%를 경기장 사용료로 지불하고 있다. 프로리그가 발전한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25%를 사용료로 지불하는 예는 없다. 메이저리그 시카고 화이트삭스 같은 경우에는 새로운 경기장을 사용하는데 연간 단돈 1달러를 지불하고 있다. NBA의 피닉스 선즈나 밀워키 벅스 같은 팀은 아예 무료로 사용하며 매점 및 주차장수입의 일정지분까지 받고 있다. 이유는 프로팀이 그 지역의 정체성 확립에 기여하고, 도시브랜드를 높여주기 때문이다. 경직된 관(官)의 마인드로는 제대로 된 프로구단을 키울 수 없다.

롯데, LG, 두산, 한화, SK가 현재 구장을 위탁운영하고 있지만, 팬서비스와 마케팅확대를 위해서는 장기임대가 반드시 필요하다. 펜스광고 및 이벤트수입이 구단에 귀속되고, 매점 및 기념품점의 수와 위치를 구단이 마음대로 할 수 있어야, 경기장 리모델링 등에 구단이 거액을 투자할 수 있을 것이다. 경기장은 ‘시합’만 하는 곳이 아니다. ‘구단의 정체성, 문화, 영혼’이 소통되고, 교류하는 장소가 되어야 한다.

동명대학교 스포츠레저학과 교수

스포츠에 대한 로망을 간직하고 있다. 현실과 로망은 다르다는 것을 알지만 로망과 스포츠의 ‘진정성’을 이야기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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