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무슨 조건이기에…

  • 입력 2008년 7월 1일 08시 29분


우리, 가입금 1차 분납 미뤄… “KBO가 수용해야 24억 입금”

‘무슨 조건이기에….’

우리 히어로즈가 가입금 1차 납부 마감시한인 6월 30일까지 결국 약속된 24억원을 한국야구위원회(KBO)측에 납부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우리측은 7월 1일 KBO에 ‘조건’을 내걸고 24억원을 입금하겠다는 뜻을 밝혀 과연 그 조건이 무엇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리 프로야구단의 모체인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대표이사 이장석)는 지난 1월말 가입금 120억원의 조건에 KBO측과 신생구단 창단계약을 했다. 그러면서 2월 15일 가입금의 10%인 12억원을 계약금조로 먼저 낸 뒤 잔여 108억원은 2년간 4회에 걸쳐 분할납부하기로 했다. 우리는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 내년 상반기에 24억원씩을 납부하고 나머지 36억원을 내년 하반기에 모두 납부하겠다고 했고, KBO 이사회는 결국 이를 승인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우리측은 1차 납부 마감시한까지 뚜렷한 이유도 없이 약속된 금액을 납입하지 않았다.

우리 이장석 대표는 이날 KBO 하일성 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돈(1차 납입금)은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는 남궁종환 이사를 KBO로 보내 통장을 보여주면서 가입금 1차 납부액을 보유하고 있음을 증명했다.

우리측은 KBO에 “1일 ‘에스크로 계정’을 통해 입금하겠다”고 밝혔다. 에스크로 계정은 ‘일정한 조건을 갖춘 사람에게 치러달라고 은행이나 신탁회사에 맡기는 돈의 계정’으로 양자가 합의를 해야 돈을 찾을 수 있다. 따라서 KBO는 변호사를 대동해 1일 우리측과 만날 예정이다.

그러나 우리측은 “조건이 있다”면서 “오늘(30일) 밝힐 수 없고 내일 밝히겠다”고 말해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KBO는 “일단 우리 구단이 1차 가입금을 1일 납부할 것으로 믿고 하루 더 납입일을 연장해주겠지만 당초 계약을 이행하지 않는다면 규정대로 하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하면서 상황에 따라 특단의 조치가 취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음을 시사했다.

우리 박노준 단장은 “자금 문제는 대표이사가 처리할 문제라 나로서는 특별히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조건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내일 밝히겠다. 상식적인 조건이다”는 말만 했다.

우리측은 계약금 12억원을 낼 때도 ‘에스크로 계정’을 이용했다. 당시에는 창단가입을 승인해주는 조건이었다. 과연 이번에는 어떤 조건을 내걸지 주목된다. 이에 따라 프로야구에 다시 한번 큰 회오리가 몰아칠 가능성도 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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