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메이저리그에서 리빌딩은 그동안 팀의 주축으로 활약했던 베테랑 선수들을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아 타팀의 유망주를 영입하거나, 혹은 베테랑과 재계약하지 않아 다음해 아마추어 드래프트에서 상위 라운드 선수 지명을 확보해 내일을 기약하는 일이다.
리빌딩이라도 주어진 상황에 따라 그 동기는 확연히 구분된다. 예를 들어 미네소타와 같은 팀은 저예산으로 인해 수년에 한 번은 자연스럽게 리빌딩 단계를 거칠 수밖에 없다. 반면 클리블랜드처럼 어느 정도의 예산도 확보돼 있지만 팀의 선택에 의해 고인 물을 빼내고 젊은 선수 위주의 팀으로 바꾸기도 한다.
어차피 젊은 선수들을 위주로 할 수밖에 없는 것이 리빌딩이다. 어떤 형태든 선수의 정확한 재능파악이 가장 중요한 성패의 가늠자일 수밖에 없다. 트레이드로 데려오든, 자체 팜의 유망주든 이 선수들이 빅리그에서 어느 정도까지 성공할 수 있는지 정확히 예측해야 하며, 또 이 선수를 중심으로 팀을 만들 수 있는지, 즉 리더십 부분까지 감안해야 한다. 여기에는 예기치 못한 부상이라는 변수까지 있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문제는 이런 리빌딩을 계획하고 준비하고 돌입하는 팀과, 어떻게 하다보니 성적을 끌어올리는 팀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
꾸준한 성공을 거두고 있는 세인트루이스는 장황하게 큰 움직임을 보이며 리빌딩이란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팜의 선수와 타 팀에서 중용되지 않은 선수들을 끌어들여 밀물과 썰물처럼 자연스러운 세대교체와 성적을 일궈내고 있다.
반면 플로리다는 2006년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렸지만 감독을 경질하고 지난해 가라앉았다가 올 시즌 다시 예상 밖의 호성적을 거두고 있다. 전형적으로 무계획적으로 선수들의 성적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형태의 팀 운영이다.
리빌딩은 팀의 미래다. 일단 지금 잘하고 있지만 당장 내년에 어떻게 될지 모른다면 이는 진정한 리빌딩이 아니다. 올해를 버리고 리빌딩을 준비하려면 다년 계획으로 선수들을 판단하고 움직여야 한다. 주전이 못한다고 후보나 마이너선수를 기용해 의외로 잘한다고 해서 리빌딩의 답이 나오는 것은 절대 아니기 때문이다. 리빌딩은 구단의 진정한 능력을 판가름 할 수 있는 중요한 잣대다.
송 재 우 메이저리그 전문가
인생은 돌고 돌고 그러다 보면 어느새 제자리다.아무리 멀고 험난한 길을 돌아가더라도 평안함을 주는 무엇이 있다면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