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주 코퀴틀럼 시에 있는 스콧 크리크 미들스쿨.
오전 8시 50분이 되자 실내체육관은 모여든 학생 40여 명으로 왁자지껄 소란스러워졌다. 체육 주임 교사 마크 셈플 씨의 지시에 따라 체육관을 뛰고 스트레칭을 마친 학생들은 각자 손에 종이 한 장씩을 들고 소그룹으로 나뉘었다. 윗몸일으키기를 하는 학생들도 있고 팔굽혀펴기를 하는 그룹도 있다. 이 학교 학생들은 유산소운동 능력, 근력, 지구력, 유연성 등을 체크할 수 있는 6개 종목을 매년 4회에 걸쳐 측정한다.
○ 고1까지 주 3시간 체육 교육
6, 7, 8학년(한국의 초등 6학년∼중학교 2학년)이 다니는 이 학교에서는 매주 3시간 체육 수업을 한다. 캐나다에서 주 3시간 체육 수업은 10학년까지는 의무 사항이다. 학생들의 운동 능력 측정 기록은 체격, 체지방 등의 수치와 함께 ‘피트니스그램(Fitnessgram)’이라는 보고서로 만들어져 학생과 학부모에게 전달된다. ‘팔굽혀펴기 몇 개가 만 점’ 식의 일방적인 기준은 없다. 대신 ‘13세는 12∼25개’ 식의 가이드라인이 있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주 정부는 ‘Act BC’ 운동을 펼치고 있다. 운동을 통해 국민의 체중 10∼15%를 감량할 경우 건강을 지키는 것은 물론 막대한 의료비 절감으로 이어진다는 판단에서다.
○ 곳곳에 운동장… 생활체육 천국
인구 62만 명의 밴쿠버 시에는 종합운동장이 24개나 있다. 코퀴틀럼 시는 밴쿠버 시를 포함해 22개 행정 조직으로 구성된 광역 밴쿠버(Metro Vancouver)의 일부다.
한국에서 초등학교를 마치고 이민 와 9월에 캐나다 최고 명문대인 브리티시컬럼비아대 UBS에 입학할 예정인 김미리 양은 “운동을 해 보지 않다가 거의 매일 아니면 이틀에 한 번씩 체육 수업을 하려니 힘들었다. 11학년이 돼 자발적인 클럽 활동 외에는 체육 수업을 듣지 않게 돼 좋아했는데 바로 몸이 힘들어졌다. 꾸준한 운동이 왜 중요한지 깨달았다”고 말했다.
코퀴틀럼=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