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스포츠마케팅이 중요한 경제활동으로 인식되면서 스포츠마케팅 하는 사람도 지켜야 할 윤리가 부각되고 있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다.
공식스폰서가 아니면서 스폰서인 것처럼 보이게 만들어 스폰서에게 갈 이익을 가로채는 활동인 앰부시 마케팅은 위법은 아닐 수 있지만 대표적인 비윤리적 행위로 꼽힌다. 또 약물복용 등으로 출장정지를 받았던 댈러스 카우보이의 리시버 마이클 어빙이 복귀했을 때 방송은 그를 영웅으로 부각시키며 마치 그리워했다는 듯이 맞이했다. 영국 축구에서도 팬을 폭행한 죄로 1년간 출장정지를 받았던 에릭 칸토나가 1995년 경기장에 다시 나타났을 때 방송은 그를 환영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불법행위를 했던 선수에게 화려한 환영식을 베푸는 것이 혹시 시청률 때문은 아닌지를 생각해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국내에서는 보기 드물지만 유니폼이나 로고를 자주 바꿔 팬들로 하여금 새로운 것을 자꾸 사게 만들어 매출을 올리는 구단의 상술이 바람직한가도 생각해야 한다. 인종차별이 없었는데도 의도적으로 박해 받은 듯한 메시지를 전한 나이키의 타이거 우즈 광고는 문제가 있었다. 이외에도 여성 치어리더들의 아슬아슬한 부분을 부각시키는 사진기사, 슈퍼스타에게 지급한 천문학적인 모델료를 제품원가에 반영해 가난한 어린이가 구매할 수 없는 가격을 책정하는 행위 등도 불법은 아니다.
그런데 과연 스포츠의 순수한 가치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윤리는 무시해도 되는가를 따지는 움직임이 있다. 왜냐하면 팬들이 그런 활동에 의문을 제기하면 요즘 우리사회에서 보듯이 촛불시위로 이어질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포츠마케팅에서 가치 있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를 스스로 파악하는 일이 중요해졌다. 스포츠마케팅과 관련된 이해관계자들이 지켜야 할 선을 어기게 되면 제3자인 정부의 강력한 통제를 불러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스포츠를 사는 사람도 스포츠맨십을 지키자는 움직임인데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정 희 윤 스포츠경제연구소장
프로야구 초창기 구단 프런트에서 일하며 ‘돈벌이도 되는
스포츠’에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 스포츠와 비즈니스의
접목, 나의 지향점이자 한국 프로스포츠산업의 현실적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