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인식(61) 감독이 결국 입을 열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우리 히어로즈의 가입비 미납 사태에 대해서다. 전날까지 말을 아끼던 김 감독이지만 이날 아침 신문을 통해 이런저런 소식을 접하자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었던 모양이다. “8개구단으로 가야 한다는 대의 때문에 말도 안 되는 일까지 다 참아줬는데 이제 와서 돈을 깎아달라니 말도 안 된다”며 분노했다.
선수 출신이자 야구후배이기도 한 박노준 히어로즈 단장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나타냈다. “사실상 처음이나 다름없는 선수 출신 단장이잖아. 잘만 했으면 좋은 본보기가 됐을텐데….” 하지만 박 단장은 민감한 사안이 터질 때마다 잦은 말 바꾸기로 빈축을 사왔다. 이번엔 아예 구단과 한국야구위원회 간의 협상 전선에서 제외됐다. ‘종이호랑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김 감독은 “그냥 해야 할 일 하나씩 잘 처리하고, 있는 그대로만 얘기했으면 좋았을 걸”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도 히어로즈에 대한 강경한 입장만은 여전했다. “히어로즈 들어오고 나서 한국 야구가 15년은 퇴보한 것 같아. 특히 ‘연봉 후려치기’는 가장 잘못한 일이야.” 적어도 프로라는 세계에서 ‘잘 한 만큼 많은 연봉을 받아야 한다’는 원칙은 지키고 싶었던 모양이다.
대전|배영은 기자 y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