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배의 열린 스포츠] 야구토토 수익금 분배 명분은 좋지만…

  • 입력 2008년 7월 8일 08시 52분


KBO는 최근 스포츠토토의 수익금으로 조성된 아마야구 지원금의 절반을 학교가 아닌 프로야구단에 직접 배분했다.

그렇지 않아도 내년부터 1차 지역연고 우선지명 폐지로 구단의 지역 아마야구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KBO의 이러한 조치는 아마야구계를 분노하게 만들고 있다. 물론 명분은 있다. 프로구단이 배분된 지원금을 아마야구 발전을 위해 사용하라는 취지다. 그러나 과연 이것이 정말 야구계 전체를 위한 합목적적인 일인가. 필자가 보기엔 아마야구를 고사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스포츠토토는 원래 수입금의 50%를 배당금으로 지출하고, 25%는 회사운영경비 및 수익금, 나머지 25%는 스포츠분야의 발전을 위해 사용되도록 법령으로 규정되어 있다. 그 중에서 스포츠분야의 발전을 위해 사용되는 금액의 50%는 월드컵경기장 건립비 지원, 30%는 체육진흥기금, 10%는 문화·체육사업 지원, 나머지 10%는 발행대상 경기주최단체에 배분된다.

월드컵경기장 건립비 지원은 2008년을 끝으로 마무리 되고, 내년부터는 수익금의 80%가 체육진흥기금으로 적립된다. 2008년 경기주최단체 몫 10%는 352억원이었다. 이중에서 KBO에 배당된 금액은 62억원이다.

KBO에 배당된 62억원은 온전히 야구팬들의 호주머니에서 나왔다. 이 돈만큼은 팬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사용되어야 한다. 특히 KBO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침에 따라 배당금 62억원의 60%인 37억원을 유소년야구 육성자금으로 사용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팬들은 과연 올해처럼 50%를 구단을 통해 아마야구지원금으로 사용되길 원하겠는가? 아니다. 작년처럼 아마야구 용품지원비로 500만원씩을 각급학교에 계속 보조해야 한다. 야구의 고비용 구조를 고려하면, 이 정도 지원은 최소한의 보조이다.

나머지 유소년야구 의무 육성자금도 보다 근본적인 곳에 사용되어야 한다. 필자가 보기엔 300만원 정도하는 이동식 백네트를, 매년 일반학교 100군데 정도에 보급할 필요가 있다. 그래봐야 매년 3억원이면 충분하다. 야구부가 없는 초·중학교 학생들도 T볼이나, 소프트볼, 연식야구 및 ‘정식야구’ 등을 안전하게 즐길 권리가 있다. 궁극적으로 이러한 인프라구축은 프로야구 발전에 초석이 된다.

스포츠토토 중에서 야구토토의 판매추이로 볼 때 매년 KBO에 할당되는 배당금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이 돈만큼은 야구의 미래를 위해 합목적적으로 사용되어야 한다. KBO는 야구토토 배당금이 야구팬들이 만들어준 종자돈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저변확대만이 야구의 영속성을 보장한다.

전용배 동명대학교 스포츠레저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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