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에는 나이키가 웃었으나 최후의 승자는 아디다스였다. 얼마 전 막을 내린 유로2008 각국 유니폼 후원 업체들의 성적표를 일컫는 얘기다. 나이키는 후원국인 포르투갈, 터키, 크로아티아, 네덜란드, 러시아가 모두 8강에 올라 환호했으나 결승전은 아디다스가 후원한 독일과 스페인의 대결로 치러졌다.
성적이 좋을수록 홍보 효과가 높기에 스포츠 용품 업체들은 대회 때마다 자신들이 후원한 국가 혹은 종목의 성적에 가슴을 졸인다. 지구촌 최대 스포츠 축제인 올림픽도 마찬가지. 한달 앞으로 다가온 베이징 올림픽에서 한국팀 종목별 성적에 따라 후원 업체들의 희비도 엇갈릴 전망이다.
○ 금 유망주 아디다스 vs 구기종목 나이키
한국은 이번 올림픽 28개 종목 가운데 25개에 출전하는데 스포츠 브랜드의 양대산맥 나이키와 아디다스가 가장 많은 각각 4개 종목씩을 후원하고 있다. 아디다스는 유도와 역도, 펜싱, 테니스를 후원하고 나이키는 축구, 야구, 농구, 태권도의 공식 후원 업체다. 후원 종목만 봐도 차이가 확연하다. 아디다스는 금메달 가능성이 높은 개인 종목에 집중하지만 나이키는 금메달 가능성은 적지만 상대적으로 많은 국민들의 관심이 쏠려있는 구기종목을 공략하고 있다.
아디다스는 역도 장미란(여 75kg 이상급), 유도 왕기춘(남 73kg급) 등에서 금 소식을 기대하고, 나이키는 축구와 야구 대표팀이 메달권에 근접해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태권도가 후원 업체로 나이키를 선택했다는 점.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2000시드니올림픽 이후 내리 아디다스를 입었던 태권도 대표팀은 이번에 나이키로 도복을 바꿔 입고 금에 도전한다.
○ 양보다는 질
한 종목을 후원하지만 훨씬 더 알찬 효과를 기대하는 업체들도 있다. 양궁의 르까프가 대표적. 양궁은 올림픽 때마다 한국이 전관왕을 노리는 최고 효자 종목. 이번에도 남녀 개인전과 단체전 모두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양궁은 활을 당겨서 쏘기까지의 과정이 고스란히 카메라에 담기기 때문에 타 종목에 비해 브랜드 노출 효과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이번 올림픽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바로 ‘마린보이’ 박태환의 한국 수영 사상 첫 금메달 획득 여부다.
수영 대표팀은 수영복부터 수영모 등 용품 일체를 아레나로부터 후원받고 있지만 박태환 만은 예외다. 박태환은 따로 스폰서 계약을 맺은 스피도의 최첨단 유니폼 ‘레이저레이서(반신)’를 입고 금빛 물살을 가를 예정이다. 한편, 훼르자는 4년 전에 이어 이번에도 선수단복을 후원한다. 선수들이 시상식에서 입는 트레이닝복이 바로 훼르자. 영광의 순간마다 함께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