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 기수 문세영(28)이 ‘경마의 전설’ 박태종(43)의 기록을 넘어섰다. 앳된 외모로‘어린왕자’란 별명을 지닌 문세영이 2008년 상반기(1∼6월)에 거둔 승수는 총 65승. 358회 출전해 1착 65회, 2착 59회를 올리며 승률 18.2%, 복승률 34.6%를 기록했다.
문세영의 65승은 한국마사회가 기록 전산화를 시작한 1993년 8월 이후 상반기 최다승이다. 지금까지의 최고 기록은 2006년에 박태종이 세운 64승이었다. 문세영은 젊은 기수답게 출주 경주에서도 전반기 최고 기록을 달성하는 강철체력을 과시했다. 전반기에 열린 571경주 중 358경주에 출전했으니 전체 경주의 62.7%를 뛰었다.
2월 16∼17일 주말에는 총 22경주 중 21경주에 나갔으니 이 경주는 ‘문세영을 위한, 문세영에 의한, 문세영의 경주’였던 셈이다. 반면 박태종은 전반기에서 39승으로 문세영과 조경호(58승)에 이어 3위로 밀려나 ‘지는해’의 서러움을 맛봐야했다.
이제 경마팬들의 관심은 문세영이 과연 박태종의 연간 최다승 기록(120승)을 깰 수 있느냐에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부터 부쩍 급피치를 올리고 있는 문세영이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올해 130승도 가능할 것이라 내다보고 있어 팬들의 관심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정작 당사자는 ‘승수쌓기’ 보다는 ‘출전쌓기’에 더 큰 매력을 느끼고 있다는 점. 주말 22경주 중 21경주를 타봤으니 이번엔 전 경주출전에 도전해 보고 싶단다. 스스로 지나칠 정도로 승부에 집착하는 성격을 잘 알기에 최다승과 같은 기록 경쟁보다는 일부러 출전을 많이 하는 쪽으로 관심을 두려 한다고도 했다.
박태종에 이어 탄생한 또 한 명의 불세출의 기수 문세영. 그가 있다는 존재감만으로도 경마팬들은 행복하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