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운드 뒤엔 따뜻한 물 목욕을
올해는 비가 적게 오는 마른장마라고 한다. 부킹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요, 부킹이 되어도 비가 올까 봐 마음을 졸이는 예년 이맘때에 비해 사정이 좋은 편이다.
그러나 비를 예측하기 어려워져 플레이를 제대로 즐기기 힘들다. 난 데 없이 소나기를 맞거나 비온 후 흠뻑 젖은 필드를 돌아야 하는 경우가 잦아져서다.
비로 인한 나쁜 코스 상태야 어찌할 수 없겠지만 이에 대한 적절한 대처로 성적을 관리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우선 우비나 방수가 되는 옷, 우산, 수건, 여러 장의 장갑 등은 장마기간 필수품이다.
의외로 많은 골퍼가 우산을 챙기는 일에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은데 후회하기 십상이다. 비가 많이 온다면 여벌의 옷을 준비해서 전반이 끝난 뒤 옷을 갈아입는 센스도 필요하다. 옷은 가볍고 통기가 좋은 재질이 좋다. 장갑은 여러 개를 준비해 라운드 중 수시로 교체하면 한결 편안한 샷을 할 수 있다.
비가 오는 날에는 그렇지 않은 날과 비교해 샷 요령도 약간의 차이점이 있다.
강수량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클럽은 한 클럽 정도 길게 잡는 게 거리 손실을 만회할 수 있다. 공이 날아갈 때 비거리가 약간 짧아지고 땅이 젖어 있어 평소보다 런도 현저히 줄어들기 때문이다. 모든 클럽을 동일하게 0.5∼1인치 정도 짧게 잡아주고 풀스윙이 아닌 80% 정도의 스윙으로 샷을 해 준다면 미스 샷을 줄일 수 있다.
습한 날씨에 부상 없이 라운드를 하려면 우선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하지만 몸의 유연성도 중요하다. 비가 오는 장마철에는 습한 기운으로 인해 몸이 무거운 듯이 아프고 전체적으로 몸이 힘들다는 느낌을 받기 쉽다.
한방에서 습(濕)은 우리 몸에 침입하여 질병을 일으키는 나쁜 기운 중 하나다. 비 오는 날은 인체의 관절 부분에 습한 기운이 뭉치게 되어 통증이 올 가능성이 높으므로 관절 손상이 많이 발생할 수 있다. 습한 기운이 많은 날씨 조건에 체력이 저하될 때는 습을 덜어주는 한약 처방으로 컨디션을 조절할 수 있다. 아울러 몸이 무겁고 손발이 차가워지는 등 혈액순환 문제로 생기는 증상을 개선하기 위해 침, 뜸 처방을 많이 사용하기도 한다.
장마철에 몸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라운드를 했다면 반드시 따뜻한 물로 목욕을 하거나 사우나탕에 들어가는 것이 좋다. 몸을 덥게 유지하는 것이 차가운 기운이 스며들지 않도록 하는 길이다. 단, 너무 오래 사우나를 즐기는 것은 오히려 체력을 저하시키기 때문에 시간을 잘 조절해야 한다.
김철수 자생한방병원 척추디스크센터, 한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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