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문학 KIA전을 앞두고 SK 김성근 감독은 8월 3일 열리는 올스타전이 화제에 오르자 “투수 엔트리는 몇 명을 해야되는 거야?”라고 물었다. 선발 10개 포지션 모두 ‘롯데 싹쓸이’가 유력한 동군 사령탑인 김 감독은 구단별 감독 출전 선수 비율을 고민하면서 “투수는 1이닝씩 아홉명이면 되는건가?”라고 고개를 갸우뚱하다가 “뭐, 모자라면 (선)동열이 올라가라고 하지, 뭐”라고 말했다.
같은 동군 소속인 삼성 선동열 감독을 마운드에, 포수 출신 두산 김경문 감독에게 마스크를 씌워보면 어떻겠느냐는 돌발 아이디어였다. 그러면서 롯데 제리 로이스터 감독의 옛 포지션을 물은 뒤 “난 1루수를 보면 되고”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올스타전 성격상 팬들을 위한 그런 깜짝 이벤트도 괜찮겠다는 반응이 나오자 김 감독은 한 참을 고민하다 손사래를 치면서 뒤로 갑자기 한발 뺐다.
“내가 하면 잘못 됐다고 할 거야. 앞 뒤 다 빼고 가운데 토막만 놓고 말이야.” 농담 속에서도 뼈가 있는 마지막 한마디였다.
문학=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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