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승부처다. 정규리그 11연승의 차범근 감독의 수원 삼성과 김호 감독의 대전 시티즌이 한판 승부를 펼친다. 13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정규리그 14라운드 경기는 양 팀 사령탑의 치열한 지략 대결과 더불어 물고 물리는 ‘징크스’가 있어 더욱 흥미를 끈다.
○ 수원, 4년간 원정 무승 “이번에는…”
전력만 놓고 보면 수원의 낙승이 예상되지만 10위에 머물러 있는 대전은 유독 수원에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대전은 2003년 5월4일 2-0 승리 이후 작년 3월4일 1-2로 역전패할 때까지 4년 여 동안 수원전 13경기 연속 무패(5승8무)를 달렸다. 뿐만 아니라 대전은 홈에서 더 강했다.
지난해 리그 최종전 홈경기에서 대전은 수원을 1-0으로 격파, 수원의 정규리그 우승을 막고 6강 플레이오프에 극적으로 진출하는 등 2003년 5월4일부터 현재까지 홈에서 9경기 연속 무패(3승6무)를 진행 중이다. 작년 7월 김호 감독 부임 이후 두 명장의 맞대결 전적은 1승1패.
현재 분위기는 수원이 앞선다. 공격 듀오 신영록과 서동현이 건재하고, 작년 신인왕 출신 하태균이 버티고 있다. ‘통곡의 벽’ 마토의 복귀도 디펜스 정상화에 큰 보탬이 됐다. 반면 대전은 최근 홈 3경기 연속 무승(2무1패)이고, 6경기 연속 무승(5무1패)을 기록 중이다.
○ 성남 “순위 뒤집을 시기는 바로 지금”
김학범 성남 감독은 7월을 기점으로 분위기를 전환시키겠다는 생각이다. 주변 여건과 정황을 정확히 살피는 냉철한 승부사로 알려진 김 감독이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수원이 ‘껄끄러운’ 대전전에 이어 15라운드에서 성남과 만나는 까닭이다.
작년 성남은 줄곧 상승세를 타다 한여름 고비를 넘기지 못해 흐름이 꺾여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김 감독은 “아무리 좋은 팀도 한번은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며 “바로 7월이 우리에겐 전체 승부를 가늠할 중요한 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8승4무1패(승점 28)로 승점 9점차로 수원에 이은 2위에 랭크돼 있는 성남은 12일 광주 상무를 만난다. 이변이 없는 한 8경기 무패(7승1무)의 파죽지세는 그대로 이어질 전망. 11경기 연속 무승(3무8패)의 광주가 성남의 벽을 극복하기는 어려워보인다.
한편, 4연승을 달리며 ‘소리없는 질주’를 거듭 중인 알툴 감독의 제주 유나이티드는 인천을 상대로 6위권 진입을 노리고 있고, 최근 8경기 무패(4승4무)로 재도약을 노리는 FC서울은 6경기 무패(3승3무)의 울산 현대와 순위 다툼을 벌인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