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아테네 대회 때부터 정식 종목에 포함됐던 사이클이지만 한국은 한 개의 메달도 따지 못했다. 흔히 사이클 하면 경륜이나 도로 경주를 떠올리지만 올림픽 사이클 세부 종목은 상당히 복잡하다.
사이클은 크게 트랙(금메달 10개), 도로(4개), MTB(Mountain Bike·산악·2개), BMX(Bicycle Motocross·묘기·2개) 4개 종목으로 나뉜다.
트랙은 남자 7개, 여자 3개 등 총 10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으며 포인트, 추발, 매디슨 등 생소한 세부 종목이 포함돼 있다. 포인트는 24명의 선수가 동시에 출발해 남자는 40km, 여자는 24km를 주행하며 정해진 바퀴 수를 돌 때마다 1∼4위의 순위를 정해 1위 5점, 2위 3점, 3위 2점, 4위 1점으로 점수를 주는 방식. 개인 추발은 서로 반대편 트랙에서 동시에 출발해 남자는 4km, 여자는 4km를 달리면서 상대를 따라잡으면 이기는 경기.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된다.
남자부에만 있는 매디슨은 2명씩 출전해 교대로 50km를 달린다. 20바퀴마다 결승선에 들어오는 순서로 포인트를 얻어 합친다. 한 선수가 지치면 교대할 수 있다. 1900년대 초 유명했던 미국 뉴욕 매디슨 스퀘어가든 자전거 레이스에서 종목 이름이 유래됐다고 한다.
도로 경기는 육상의 마라톤에 해당하는 개인 도로와 혼자 달리며 기록을 재는 도로 독주가 있고 MTB는 말 그대로 산악에서 순위 경쟁을 하는 종목이다.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새로 포함된 BMX 종목. 남녀부로 나뉜다. ‘재미없다’는 평가를 받았던 트랙의 남자 1km와 여자 500m 독주를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했다. 익스트림 스포츠 열풍에 영향을 받은 것. 도약대와 각종 장애물이 설치된 300∼400m의 트랙에서 8명 안팎의 선수가 순위 경쟁을 벌인다. 도약대를 이용해 하늘 높이 솟구치기도 하고 선수끼리 충돌할 수도 있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한국 사이클 사상 첫 메달 밟아보자▼
‘사이클 올림픽 첫 메달은 내가 딴다.’
한국 사이클은 2000년 시드니 대회 때 조호성이 40km 포인트 레이스에서 4위에 오른 게 최고 성적. 하지만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기량 차이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어 당일 컨디션에 따라 메달을 노려볼 수도 있다. 특히 도로 종목의 경우 40도가 넘는 무더위 속에 열리기 때문에 이변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사이클 대표팀은 모두 4명이다. 남자는 개인도로에 출전하는 박성백(23·서울시청)이 유일하다. 2006년 도하 아시아경기에서 매디슨 금, 4000m 단체추발 금, 개인도로 동메달을 딴 박성백은 지난해 투르 드 코리아에서 정상에 올라 한국 도로 사이클의 간판임을 입증했다. 이번 대회 남자 개인도로 코스는 245.4km다.
여자 트랙에 출전하는 이민혜(23·서울시청)는 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국제사이클연맹(UCI) 트랙월드컵 3차전 여자 포인트 결승에서 은메달을 따며 올림픽 메달 유망주로 급부상했다.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대부분 출전한 대회였다. 지난 아시아 경기에서 금, 은, 동메달 한 개씩을 목에 걸었던 이민혜는 포인트 레이스 25km에서 상위 입상을 노린다.
여자 개인도로에는 구성은(24·서울시청)과 손희정(21·상주시청)이 나간다. 톈안먼 광장을 출발한 뒤 베이징 순환코스로 진입해 126.4km를 달리는 힘겨운 레이스다. 최근 국내 대회에서 꾸준한 성적을 내며 대표팀에 선발된 구성은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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