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선수들 없어도 쿠바 야구는 세계 최강이다.”
에르난데스 형제를 포함한 국가대표급 선수들의 메이저리그행 미국 망명이 이어지던 1990년대 당시 피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이 했다는 말이다. 쿠바에는 그만큼 세계적 수준의 선수가 많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20일 아마야구 세계 최강 쿠바대표팀이 2008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훈련 캠프를 차린 경남 남해군 대한스포츠파크.
이날 오전 건국대와 연습경기를 하기로 돼 있던 쿠바대표팀은 비가 내리는 바람에 실내에서 타격 및 피칭훈련으로 연습경기를 대신했다.
1시간 반 동안의 훈련 내내 선수들 사이에서는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훈련에 집중하는가 싶다가도 금세 삼삼오오 모여 잡담을 늘어놓았다.
훈련 분위기가 너무 산만한 것 아니냐고 안토니오 파체코(44) 감독에게 물었다. “가볍게, 쉽게, 즐겁게 훈련해야 한다. 그게 쿠바 야구가 강한 이유”라며 “일처럼 하는 야구와 즐기면서 하는 야구가 같을 수는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쿠바대표팀은 메달 경쟁 상대인 한국 일본 미국의 대표팀 명단에도 큰 관심을 두지 않는 듯했다.
그동안 한국이 한 번도 쿠바를 이기지 못한 얘기를 꺼내자 마이클 엔리케스 타마요(29·3루수)는 “파워와 스피드에서는 한국이 일본보다 더 낫다. 한국이 우리를 이길 수 있는 기회가 몇 번 있었다”며 “그러나 경기 후반에 작은 실수가 몇 번 있었고 우리는 그런 실수를 절대 그냥 넘기지 않는다”고 자신 있게 얘기했다.
쿠바대표팀은 19일 건국대와의 연습경기 때 홈런 5개로 9점을 뽑는 등 10-0으로 이겼다.
남해=이종석 기자 w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