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경고로 불가피한 선택…그러나 새바람 될 것”
전남 드래곤즈의 박항서(사진) 감독은 20일 광양전용구장에서 벌어진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신인 선수를 대거 기용했다. 프로 2년차인 김명운을 비롯해 신인 유지노와 정준연 등을 베스트11에 포함시켰다. 많은 선수들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탓도 있지만 전남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는 증거다. 박 감독은 “선수들의 부상과 경고 누적으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하지만 신진 선수들이 전력에 가세하면서 팀을 새롭게 변화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도 맞고 있다”고 말했다.
○2008년은 도약의 해
박 감독과 구단은 2008년을 구단 재정비의 해로 정했다. 박 감독은 허정무 현 국가대표팀 감독 후임으로 전남 지휘봉을 잡았다. 광양으로 내려와 선수단 구성에 많은 변화를 시도하려했지만 시기가 늦어 쉽지 않았다. 게다가 시즌 초반부터 부상자들이 줄지어 나왔고, 용병들도 제몫을 하지 못하면서 팀 성적은 하락했다.
여름 이적시장에서도 전력 보강을 시도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다른 팀과 트레이드를 시도해도 카드가 맞지 않았다. 전남 선수들의 이름값이 많이 떨어져 상대팀에서 원하는 선수가 없었던 것이다. 결국 박 감독은 여러 가지 이유로 신인급 선수를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박 감독은 “신인급 선수들이 꾸준하게 성장해 준다면 내년 시즌 성적을 내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2009시즌은 이미 시작됐다.
박 감독은 “이미 올 시즌을 마치고 어떤 포지션에 누구를 보강할지 등등 마스턴 플랜을 만들어 놓았다”고 말했다. 이번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서 2009년에 대비한 선수 선발 등도 어느 정도 밑그림을 그려놓았다고 강조했다. 자신이 원하는 축구 색깔을 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는 것이다. 박 감독은 경남 FC의 창단 감독으로 2년 만에 팀을 정규리그 상위권으로 도약시키는 지도력을 발휘했다. 팀을 떠나는 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일도 있었지만 지도력 만큼은 인정을 받았다. 박 감독이 전남을 어떤 팀으로 변모시킬지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진다.
광양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