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민이는 이미 한국 최고의 에이스로 올라섰다. 공격력은 세계 최고다.”
한국 남자배구의 ‘미래’로 떠오른 문성민(22·경기대·사진)에 대한 신치용 국가대표팀 감독의 후한 평가다.
한국은 문성민의 맹활약 속에 20일(한국시간) 러시아와 조별리그 최종전 원정 경기에서 3-2로 짜릿한 역전극을 일궈내며 11연패 끝에 1승의 감격을 맛봤다.
오랜 연패 끝에 올린 첫 승의 기쁨 만큼이나 문성민의 개인 기록도 돋보였다. 이날 국제배구연맹(FIVB)이 집계한 공식 기록에 따르면 문성민은 예선 12경기를 치르는 동안, 득점 포인트 284점을 올렸고, 서브로 25포인트를 올려 세계 배구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득점 2위는 196점을 챙긴 핀란드의 오이바넨 미코가 차지했고, 서브 2위는 15개를 성공한 쿠바의 롤랜도가 마크했다. 문성민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스파이크 성공률에서도 50.20 %를 올려, 전체 12위에 랭크됐다.
그는 무려 500회나 스파이크를 시도했는데 400회를 넘긴 선수가 전무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한국의 모든 공격을 책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각 부문에서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린 한국 선수로는 스파이크 성공률 50.64% 기록으로 10위에 오른 신영수와 디그 4위를 기록한 리베로 여오현이 전부이다. 사실 올해 6월 일본에서 열린 2008 베이징올림픽 세계 예선까지만 해도 문성민은 ‘미완의 대기’에 불과했다. 세기가 가미된 공격력은 충분해도 불안한 수비로 인해 좀 더 다듬어져야 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범실이 잦아 정확도가 요구돼 왔다.
그러나 문성민은 불과 한 달여 만에 완벽한 변신을 이뤄냈다. 신 감독은 <스포츠동아>와 전화 통화에서 “이번 대회는 우리가 어느 길로 가야할지 해법을 찾을 수 있었던 계기”라며 “여러 선수들이 한층 더 넓은 시야를 갖게 됐다. 여러 젊은 선수들이 있지만 특히 성민이의 발전이 눈부셨다. 부정할 수 없을 정도로 국내 최정상급 선수로 우뚝 섰다. 디펜스만 좀 더 보강하면 더 이상 바랄 나위가 없겠다”고 높은 점수를 매겼다.
이어 신 감독은 선수들에게 국제적 시각을 갖도록 주문했다. 그는 “성민이의 해외 진출이 제도상 어려운 것으로 안다. 내가 판단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단순히 국내에 안주할 게 아니라 가능하다면 해외 진출을 통해 스스로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