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이용훈(31·사진)이 허약해진 팀 허리를 떠받치게 됐다. 롯데 관계자는 21일 “이용훈이 로이스터 감독의 지시에 따라 불펜 등판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선발 투수는 넘치지만 좋은 불펜 투수가 부족해 이용훈이 중책을 안게 됐다”고 말했다.
로이스터 감독은 7월 들어 선발 마티 매클레리, 이용훈, 조정훈 가운데 한 명을 불펜으로 돌릴 예정이었다. 8개 구단 가운데 양적·질적으로 가장 풍성한 선발진을 자랑하면서도 불펜진 난조와 타선의 슬럼프로 4강 수성에 위기가 닥쳤기 때문이다. 결국 선발진에서 벽돌 하나를 빼 불펜 아래에 괴기로 했다. 가장 먼저 선택됐던 매클레리는 첫 불펜 등판에서 믿음을 주지 못했다.
이용훈은 8일 목동 우리전에 선발로 나선 이후 11경기 째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별다른 부상은 없었지만 선발 로테이션에서 조정훈과 매클레리에 한 차례씩 밀렸다. 22일 문학 SK전에도 이용훈 대신 매클레리가 선발 예고됐다. “한 시간마다 (투수 운용에 대한) 마음이 바뀐다”던 로이스터 감독이 더 안정감 있는 이용훈을 비장의 카드로 남겨뒀다는 방증이다. 롯데는 상위 네 팀 가운데 유일하게 구원투수 성적이 5할을 밑돈다. 게다가 붙박이 마무리로 활약했던 최향남이 어깨 근육통으로 잠시 자리를 비운 상황이다. 로이스터 감독은 최향남이 2군으로 내려간 날 “강영식과 임경완을 더블 스토퍼로 쓰겠다”고 했다. 그런데 둘은 첫 날부터 동점홈런과 역전홈런을 허용하며 체면을 구겼다. 이용훈의 어깨가 더 무거워진 셈이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