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알고 봅시다]<8>육상

  • 입력 2008년 7월 23일 02시 57분


더 빨리…더 높이…더 멀리…금 47개 경쟁

올림픽에서 육상은 최대 메달밭이다. 가장 많은 47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육상 변방인 우리로선 ‘그들만의 리그’이지만 ‘인간 한계 도전’이라는 의미에서 보면 흥미 있게 관전할 수 있을 듯하다.

육상이 매력적인 이유는 힘과 스피드 같은 가장 원초적인 능력을 겨루기 때문이다. 빨리 달리고, 높이 뛰고, 멀리 던지는 능력은 인류가 가장 오랫동안 해 온 동작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육상에서 나오는 신기록에 사람들은 열광한다.

‘인간 탄환’을 가리는 남자 100m는 단연 이번 대회 전체를 통틀어 최고 관심 종목. 대회를 앞두고 3명의 선수가 각축을 벌이면서 관심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9초72의 세계 최고기록 보유자인 우사인 볼트, 9초74의 아사파 파월. 이들 ‘자메이카 2인방’에 미국의 타이슨 게이가 도전하는 양상이다. 게이는 지난달 미국 대표 선발전에서 9초77의 미국 신기록과 9초68의 비공인 세계기록을 세웠다.

올림픽 개최국인 중국은 남자 110m 허들이 최고 관심 종목. 자국의 ‘황색 탄환’ 류샹이 대회 2연패에 도전하기 때문이다. 류샹은 2004 아테네 올림픽에서 12초91의 당시 세계 타이기록으로 우승한 뒤 독주 체재를 굳혔지만 6월 쿠바의 21세 신예 다이론 로블레스가 12초87의 세계기록을 세우면서 라이벌 구도가 형성됐다.

여자 장대높이뛰기에서 세계기록을 21번이나 바꿔치운 러시아의 ‘미녀새’ 옐레나 이신바예바의 새 기록 경신도 관심. 이신바예바는 2005년 세계선수권에서 5.01m의 세계기록을 세운 이후 이 기록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한편 스포츠 과학과 첨단 스포츠용품 덕분에 기록이 계속 좋아질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종목이 많다. 한 예로 남자 높이뛰기 최고기록은 1993년에 쿠바의 하비에르 소토마이어 선수가 세운 2.45m. 남자 장대높이뛰기(1994년 6.14m), 남자 멀리뛰기(1991년 8.95m) 등 육상 세계기록의 상당수가 10년 이상 깨지지 않고 있다.

베이징 올림픽 육상은 다음 달 15일 남자 포환던지기, 여자 1만 m부터 24일 남자 마라톤까지 열흘간 열리며 낮의 뜨거운 열기를 피해 오전과 저녁 시간에 경기가 진행된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한국, 육상17명 출전… 이봉주 ‘황금 레이스’ 기대▼

한국 육상은 47개 종목 중 마라톤 하나에서만 올림픽 메달 가능성을 찾고 있다.

현재로선 1996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뒤 4회 연속 올림픽 무대에 서는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38·삼성전자)가 한국 선수 중 가장 강력한 메달 유망주다. 12년 전 조시아 투과니(남아프리카공화국)에 단 3초 차로 은메달에 그친 한을 풀겠다는 각오다. 올림픽 마라톤 사상 4회 연속 진출은 이봉주가 처음. 2000년 2시간7분20초의 한국기록을 세운 이봉주는 2007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78회 동아마라톤에서 2시간8분04초로 역전 우승하는 등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3월 2008 서울국제마라톤대회에서 2시간11분14초로 국내 1위를 차지한 김이용(35·대우자판)도 그동안 ‘2인자’에 머물렀던 한을 풀겠다는 각오다. 김이용은 1999년 로테르담마라톤에서 2시간7분49초를 세운 뒤 이렇다 할 기록을 내지 못했다.

한국 여자마라톤의 간판 이은정(27·삼성전자)도 슬럼프에서 탈출해 메달을 넘보고 있다.

이 밖에 남자부의 이명승(삼성전자)과 여자부의 채은희(한국수자원공사) 이선영(안동시청)도 마라톤에 출전해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한편 한국 육상은 마라톤 6명을 포함해 남자 창던지기 박재명(태백시청)과 남자 세단뛰기 김덕현(광주시청) 등 총 17명이 올림픽에 출전한다. 박재명과 김덕현은 8강에 드는 게 목표. 남자 110m 허들에서 B 기준기록(13초72)을 통과한 이정준(안양시청)은 이번 올림픽을 ‘황색탄환’ 류샹(중국)에게서 한수 배울 기회로 생각하고 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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