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서 뛴 설기현 ‘아! 아쉽다’

  • 입력 2008년 7월 24일 08시 34분


풀타임 소화불구 부정확한 크로스 등 윙어 제역할 못해

설기현(29·풀럼)이 오랜 만에 K리그 팬들 앞에 섰다. 설기현은 23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벌어진 부산 아이파크와의 친선전에 선발 출전, 풀타임을 소화했다. 결과는 풀럼이 0-1로 졌지만 설기현에게는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할만한 경기였다.

○호지슨 감독 “더 열심히 할 필요있다”

설기현은 지난 시즌 풀럼으로 이적해 고작 12경기 출전에 그쳤고, 올 시즌 역시 경쟁자들이 많아 기회를 잡기 힘들 전망이다. 이번 경기를 최대한 활용해 감독의 눈에 들 필요가 있었다. 경기 전 로이 호지슨 풀럼 감독은 “(설기현이) 지난 시즌 내 결정이 틀렸다는 것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압박했고, 설기현은 “부산에 황선홍 감독님과 (안)정환 형이 있지만 승부에서는 꼭 이기고 싶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하지만 의욕 만큼 활약이 인상적이지는 못했다. 전반 17분 오른쪽 크로스에 이은 헤딩슛, 후반 35분 오른발 중거리슛 등 두 차례 위협적인 슛을 선보였지만 전체적으로 팀 전술에 녹아들지는 못한 모습. 볼 잡는 횟수가 그리 많지 않았고, 크로스를 올려줘야 할 시점에서 몇 차례 부정확한 크로스로 공격의 흐름을 끊었다.

경기 후 호지슨 감독은 “설기현은 더 열심히 할 필요가 있다”는 말로 이날 경기력이 100% 만족스럽지 않음을 에둘러 표현했다.

설기현도 “체력적으로 힘들었다. 오늘 경기에 만족하지 않지만 앞으로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물론 풀럼이 올 시즌을 앞두고 상당수 선수를 새로 영입해 서로 호흡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다는 점도 감안할 필요는 있다.

○동료와의 친화에는 큰 도움

외국 무대에서 뛰는 선수들에게 기량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팀 동료들과의 친화력이다. 설기현은 다소 소심한 성격 탓에 그 동안 동료들과의 관계가 그리 원활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 특별히 불화가 있던 것은 아니지만 딱히 친하다고 내세울 만한 동료가 없는 것을 보면 팀 내에서 약간 겉돈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풀럼 방한은 동료들과 친해질 수 있는 좋은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설기현 에이전트인 지쎈 관계자는 “2007년 레딩이 피스컵 대회 참가 차 한국을 방한했을 때 설기현이 레딩의 동료들에게 이런저런 한국 문화를 소개시켜주며 금세 친해진 기억이 있다. 가능하면 이번에도 그런 기회를 마련해 볼 생각이다”고 말했다.

부산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관련기사]설기현 방한경기서 주전확보 ′눈도장′ 찍었나

[화보]부산 vs 풀럼…부산의 1-0 승리 현장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