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파 파월(26)이 베이징올림픽 전초전에서 ‘신성’ 우사인 볼트(22·이상 자메이카)를 눌렀다. 파월은 23일(한국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슈퍼그랑프리대회 남자100m 결승에서 9초88로 골인, 볼트를 100분의 1초 차이로 제쳤다.
이로써 파월은 4월 웨이트트레이닝 중 당한 부상을 털어내며 건재함을 알렸다. 볼트는 6월1일 뉴욕에서 열린 리복그랑프리 100m 결승에서 9초72로 결승선을 통과, 파월이 보유하던 9초74의 세계기록을 갈아 치운 뒤 6월 대표선발전에서도 파월을 꺾은 바 있다. 파월은 “스타트가 빨랐고, 속도도 끝날 때까지 꾸준했다”면서 “오늘 레이스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볼트는 중반 이후 파월을 맹추격했으나 스타트에서 밀렸다. 볼트의 주종목은 200m. 막판 스퍼트가 좋지만 스타트에 약점을 보인 볼트는 초반레이스를 보완하기 위해 100m에 도전해 왔다. 100m에서도 의외의 기록을 세우며 세계육상에 태풍을 몰고 온 볼트는 파월의 부진과 타이슨 가이(26)의 부상으로 베이징올림픽에서 가장 강력한 금메달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파월의 선전으로 다시 무게 추는 균형을 맞췄다.
한편 가이는 6월29일 100m 미국대표선발전에서 9초68의 비공인세계기록을 세웠지만 6일 미국 오리건주에서 열린 미국 올림픽대표 선발전 200m 준준결승에서 부상으로 레이스를 포기했다. 가이 측은 “자기공명단층촬영장치(MRI) 검사 결과 왼쪽다리 반건양근에 문제가 있다”면서 “2주간 훈련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볼트는 올시즌 1(9초72)·2(9초76)·4위(9초85) 기록을 갖고 있다. 가이는 3(9초77)·4(9초85)위. 파월은 9초88로 6위지만 최근 기록이 가장 좋다. 베이징올림픽 남자 100m는 3파전 속에서 가이의 부상회복과 볼트의 스타트 약점 보완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