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시드니 올림픽. 예선전에서 일본이 자랑하는 괴물투수 마쓰자카 다이스케를 상대로 2점포를 터뜨린 이승엽은 동메달을 놓고 다시 맞붙은 3-4위전에서 0-0으로 맞선 8회 말 2사 2·3루에서 역시 마쓰자카에게 결승 2루타를 작렬, 일본을 또다시 좌절시키면서 한국에 동메달의 영광을 안겼다. 시드니 올림픽에서 이승엽의 기록은 28타수 5안타, 타율 0.179에 불과했지만 중요한 순간, 제 몫을 해준 건 역시 이승엽이었다.
2006년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그야말로 발군의 실력으로 세계 4강 신화를 주도했다. 일본과의 아시아라운드 3차전에서 세 번째 타석까지 연속 삼진으로 물러났던 이승엽은 1-2로 뒤진 8회, 이시이 히로토시에게 역전 결승 2점 홈런을 뽑아냈다. 7게임에서 24타수 8안타, 타율 0.333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8안타 중 홈런이 무려 5개나 되며 ‘세계홈런왕’에 올랐다. 타점왕(10개)도 그의 차지였다. 한국이 베이징올림픽 1차 예선에서 고배를 마셔 베이징올림픽 2차 예선이 열렸던 올 3월 대만. 이승엽은 타율 0.478에 2홈런 12타점으로 8년만의 올림픽 진출을 맨 앞에서 이끌었다. 1차 예선에 불참했던 그는 결국 2차예선서 열매를 따냈고, 8년만의 올림픽 메달 획득의 최전방에 다시 서게 된 셈이다.
김도헌기자 dohon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