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 오브 다저스(Voice of Dodgers)’로 통하는 빈 스컬리는 24일(한국시간) LA 다저스-콜로라도 로키스전을 중계하면서 7회말 박찬호가 등판하자 “박찬호는 이제 공식적으로 불펜투수가 됐다. 올해 초 메이저리그에 힘들게 진입했지만 기대 이상으로 팀에 도움을 주고 있다. 언제, 어디서, 무엇을 맡든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 평가했다. 즉 롱맨이면 롱맨으로서, 선발이면 선발로, 이제는 셋업맨으로서 팀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활약에 스컬리가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81세의 스컬리는 메이저리그의 살아 있는 전설로 다저스 경기만 59년 동안 중계하고 있다.
박찬호는 24일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전에 선발 구로다 히로키에 이어 7,8회 2이닝을 책임졌다. 후반기부터 시작된 셋업맨으로서 두번째 등판이었다. 로키스가 다저스와의 3연전에서 폭발적인 타격을 과시했음을 의식해 매우 조심스럽게 상대했다.
박찬호는 7회말 선두타자 제임스 베이커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한 뒤 팀내에서 가장 불방망이를 뿜는 맷 할러데이를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이어 브래드 호프에 우익수쪽 안타를 내줘 1사 1,3루 실점위기에 몰렸다. 게다가 개럿 앳킨스의 1루수 파울플라이 이후 이언 스튜어트를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내 2사 만루상황을 자초했으나 트로이 툴로위츠키를 삼진으로 돌려 세우고 위기를 벗어났다.
8회에는 선두타자 요르빗 토리알바를 중전안타로 출루시키고 , 1사 후 스콧 포세드닉을 투수 직선타구로 잡아내 더블플레이로 이닝을 마쳤다. 조 토리 감독이 3-5로 뒤진 상황에서 셋업맨 박찬호를 기용한 것은 2점차 승부여서 팀이 충분히 따라갈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결국 셋업맨 박찬호 투입 타이밍이었다. 2이닝을 던지면서 1점도 내주지 않았다. 스컬리의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든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는 평가가 결코 칭찬이 아님을 실천한 것이다. 아쉽게 박찬호의 무실점 투구에도 불구하고 다저스는 후반 3이닝 7타자가 삼진을 당하는 초라한 공격력으로 뒤집기에 실패했다.
셋업맨으로 2이닝을 던진 것은 박찬호의 등판이 19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 이후 5일만인 데다 25일은 휴식일로 아무런 무리가 없기 때문이었다.
후반기 박찬호의 셋업맨 변신은 3이닝 무실점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는 전반기에 보여줬던 안정된 피칭이 후반기에도 이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LA | 문상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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