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알고 봅시다]<11>레슬링

  • 입력 2008년 7월 28일 03시 01분


레슬링은 비인기 종목이다. 하지만 올림픽 때는 다르다. 양정모가 한국에 사상 첫 금메달을 안겨준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부터 2004년 아테네 올림픽까지 한 번도 거르지 않고 금메달을 땄다. 7회 연속 금메달은 레슬링이 유일하다. 그동안 따낸 메달은 금 10개, 은 11개, 동 12개에 이른다. 이번 올림픽에는 그레코로만형 5체급, 자유형 5체급, 여자 자유형 1체급이 출전권을 땄다. 레슬링에는 모두 18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8회 연속 금메달 수확을 위해 그레코로만형 60kg급 정지현이 선봉에 섰다. 정지현은 2005년 66kg급으로 체급을 올렸다가 올해 다시 60kg급으로 돌아왔다. 정지현이 베이징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면 같은 체급에서 2연패한 첫 선수가 된다. 심권호가 1996년 애틀랜타, 2000년 시드니에서 우승했지만 체급은 각각 48kg급, 54kg급이었다.

그레코로만형 55kg급 박은철의 금메달 가능성도 높다. 2005년, 2007년 세계선수권 55kg급에서 은메달에 그쳤던 아쉬움을 올림픽에서 금메달로 달래겠다는 각오다. 이란의 하미드 수리안 레이한푸르를 이긴다면 목표 달성은 한층 쉬워진다. 두 차례 세계선수권 은메달은 모두 결승에서 레이한푸르를 꺾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레코로만형 박명석 감독은 “언론의 관심이 정지현과 박은철에게 쏠리고 있는데 60kg급 김민철, 84kg급 김정섭, 96kg급 한태영도 충분히 금메달을 딸 가능성이 있다. 세계 강호들과의 실력은 백지 한 장 차이다”라고 말했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 김원기가 우승한 이후 6회 연속 금메달을 딴 그레코로만형과는 달리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 이후 금맥이 끊긴 자유형은 16년 만의 금메달에 도전한다. 바르셀로나에서 마지막 자유형 금메달을 땄던 박장순 감독은 “55kg급 김효섭, 60kg급 김종대, 66kg급 정영호, 74kg급 조병관이 세계 4강 전력이다. 하늘이 돕는다면 누구라도 금메달을 딸 수 있다”고 말했다. 조병관은 “이전까지 그레코로만형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우리는 뒤따라가는 형국이었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을 통해 나란히 가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2라운드 먼저 이기면 경기 종료▼

레슬링은 그레코로만형과 자유형이 7체급씩 있다. 손과 다리를 모두 사용하는 자유형과 달리 그레코로만형은 허리 이상 부위만 사용한다. 2004년 아테네 대회 때 도입된 여자 레슬링은 자유형만 4체급이 있다.

아테네 대회 이후 레슬링은 규칙을 대폭 손질했다. 수비 위주의 경기가 재미없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 3분 2라운드는 2분 3라운드로 바뀌었다.

1, 2라운드 득점 합계를 비교해 승자를 가리던 방식에서 라운드별로 득점을 비교해 3라운드 가운데 2라운드를 먼저 따내면 이긴다. 한 라운드에서 6점 차가 나면 경기가 끝난다.

5점짜리 큰 기술을 성공하면 합계 점수가 적더라도 그 라운드를 이긴다. 지름 9m 원형 매트 밖으로 상대를 밀어내도 1점을 얻는다. 소극적인 경기를 할 때는 경고를 받는다. 2차 경고 때는 1점 벌점이다.

그레코로만형은 1분 동안 매트에 서서 겨루는 스탠드 경기와 두 선수에게 각각 30초씩 공격 기회를 주는 그라운드 경기로 구성된다.

스탠드 경기 고득점자가 그라운드 경기에서 먼저 공격권을 가진다. 스탠드 경기에서 두 선수 모두 득점이 없을 경우에는 추첨을 통해 선공을 가린다. 자유형은 2분 모두 스탠드 경기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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