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야구연맹(IBAF)이 25일 발표한 승부치기의 골자는 ‘동점으로 연장 10이닝까지 진행됐을 경우 11회부터 무사 1, 2루에 주자를 두고 공격이 시작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테면 연장 11회초 공격부터 1번과 2번을 1, 2루에 자동 진루시켜놓고 3번부터 공격을 시작해 득점을 유도하는 식이다. 물론 몇 번 타자부터 공격을 시작할지는 감독 의중에 따라 변화 가능하다. 만약 동점 상태로 연장 12회로 접어들면 11회 마지막 두 타자가 1,2루에 진루한 상태에서 공격이 재개된다.
제도 도입에 대해 불펜진이 탄탄한 일본은 강한 반발을 보이고 있다. 호시노 센이치 일본대표팀 감독은 “대회 2주 전에 룰을 바꾸다니 이상한 것도 정도가 있다. 번복이 안 되더라도 강하게 항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IBAF가 현장의 의견을 전혀 구하지 않은 사실을 들어 NPB(일본야구기구)와 일본야구연맹을 통해 유감의 뜻을 전할 방침이다. 한국대표팀의 김경문 감독 역시 곤혹스러움을 내비쳤고, 한국의 현장 감독들 반응도 비슷했다.
원래 무제한 연장전이 약속됐는데 왜 IBAF는 승부치기로 돌연 선회했을까? 이에 대해 IBAF 하비 실러 회장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베이징올림픽을 끝으로 야구가 정식종목에서 제외된다. 2016년 올림픽에서 다시 정식종목이 되려면 야구가 TV 중계에 적합하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즉 시간 단축을 위한 일종의 촉진룰으로 승부치기를 도입해 2012년 런던올림픽 정식종목에서 제외된 야구를 2016년 올림픽에 다시 부활시키기 위해 꺼내든 나름의 자구책이란 주장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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