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호 첫 금 메치고… 이봉주 피날레 역주”

  • 입력 2008년 7월 29일 03시 00분


#장면 1. 베이징 올림픽 개막 다음 날인 8월 9일 남자 유도 60kg급 결승전. 최민호는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이마에는 굵은 땀방울이 흘렀고 도복은 헝클어져 있었다. 히로아카 히로아키(일본)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효과를 2개 얻어 승리를 눈앞에 뒀기 때문. 남은 시간은 20초. 히로아카는 최민호의 공격을 요리조리 피하며 경기장을 빙빙 돌았다. 종료 버저가 울리기 직전 최민호가 히로아카의 도복 한 자락을 잡았다. 히로아카는 공중으로 붕 뜨더니 최민호의 몸 아래로 나뒹굴었다. 최민호가 극적인 업어치기 한판승으로 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겼다.

#장면 2. 17일 남자 수영 자유형 1500m 결승. 박태환의 팔과 다리는 무거워 보였다. 1300m 지점까지 선두 그랜트 해킷(호주)과 에릭 벤트(미국)에게 20m가량 뒤진 3위. 자유형 200m에서 은메달, 4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피로가 쌓인 탓이다. 하지만 박태환은 100m를 남기고 벤트를 3위로 밀어내더니 마지막 50m 지점을 턴하면서 해킷에게 3m 차로 따라붙었다. 치열한 막판 스퍼트 끝에 박태환은 해킷을 0.001초 차로 눌렀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펼쳐질 한국 선수들의 금메달 시나리오다.

한국은 ‘10-10(금메달 10개 이상-종합 순위 10위 이내)’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의 홈 텃세와 베이징의 무더위가 변수다. 하지만 메달밭인 유도 양궁 레슬링 태권도에서 제몫을 해주고 박태환이 한국 올림픽 수영 사상 첫 금메달을 따 준다면 종합 10위도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한국은 9일 남녀 10m 공기 소총과 유도 남자 60kg급에서 첫 금메달을 노린다. 자신보다 2체급 위 선수를 들어 메칠 정도로 힘이 좋은 최민호는 2004년 아테네 대회 동메달의 한을 풀겠다는 각오다.

10일은 박태환이 남자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이 유력하고 양궁은 여자 단체전에서 7회 연속 우승을 노린다.

11일 한국 유도의 자존심 왕기춘이 73kg급에서 금빛 사냥에 나선다. 양궁 남자 단체전과 펜싱 여자 플뢰레의 남현희도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12일은 레슬링 정지현이 그레코로만형 60kg급에서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한다.

14일은 양궁 여자 개인전과 아테네대회에서 오심 판정으로 금메달을 놓쳤던 남자 체조 양태영의 금메달 재도전이 이어진다.

16일은 여자 역도의 희망 장미란이 75kg 이상급에서 금빛 바벨을 들어 올리는 날. 무솽솽(중국)이 출전하지 않아 금메달 획득이 유력하다.

21일부터는 한국의 국기 태권도의 금메달 퍼레이드. 남자 68kg급 손태진과 여자 57kg급 임수정, 이튿날 여자 67kg급 황경선이 우승을 노린다.

23일 아테네대회 은메달을 차지한 여자 핸드볼이 금메달에 도전하고 폐막일인 24일 ‘봉달이’ 이봉주가 마라톤 금메달을 향해 질주한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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