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턴 여유 있게 금메달 사냥법을 배워요.”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한국 수영 사상 첫 메달 겸 금메달에 도전하는 ‘마린보이’ 박태환(19·단국대)과 금메달을 사실상 예약한 한국 여자 역도의 간판 장미란(25·고양시청).
모두 3개월 이상의 지옥훈련을 마치고 마지막 단계인 조정기(컨디션 조절기)에 들어갔다.
박태환은 훈련 강도는 높이되 양을 대폭 줄여 하루 6000∼7000m의 물살을 가른다. 최고 1만5000m 헤엄치던 것에 비하면 거의 반으로 줄였다. 오후엔 컨디션 조절 위주다. 웨이트트레이닝도 주당 네 번에서 두 번으로 줄였다.
노민상 수영 경영대표팀 감독은 “수영하는 몸으로 만들고 있는 중”이라고 표현했다. 긴 거리는 줄이고 100m, 75m, 50m를 인터벌트레이닝으로 소화하며 컨디션을 올리고 있다. 훈련 양은 줄였지만 라이벌 그랜트 해킷(호주)과의 레이스 전략에 대해선 더 열심히 연구하고 있다.
8월 10일 열리는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을 노리는 박태환은 4월 제89회 동아수영에서아시아기록(3분43초59)을 세웠다. 해킷은 올 시즌 최고기록인 3분43초15를 세웠고 미국의 라슨 젠슨이 3분43초53으로 박태환보다 약간 빠르다.
미국의 스포츠 전문잡지인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가 ‘해킷이 금메달, 박태환이 은메달’이라고 전망한 것에 대해 박태환은 “그동안 해킷과의 맞대결에서 한 번도 져 본 적이 없다”며 자신감을 밝혔다.
박태환은 2007년 400m에서 해킷을 두 번 만나 모두 이겼다.
‘여자 헤라클레스’ 장미란은 최대 라이벌 무솽솽(24·중국)이 이번 올림픽에 출전하지 않는 바람에 사실상 금메달 ‘0순위’가 됐다.
국제역도연맹(IWF) 여자 최중량급인 75kg 이상급 랭킹 3위 올하 코로브카(우크라이나)보다 장미란이 26kg이나 더 들어올리기 때문에 이변이 없는 한 금메달은 떼 논 당상이다. 장미란은 75kg 이상급에서 세계선수권대회를 3연패하는 등 세계 1위를 지키고 있다.
장미란은 긴장의 끈은 놓지 않으면서도 여유 있게 훈련하고 있다. 바벨 중량을 대폭 줄인 채 원래 기술을 유지하며 무거운 무게를 들어올릴 수 있는 신경 감각을 키우는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새로운 기술 연마나 무거운 무게를 들 경우 부상 위험이 있어 현재 기량을 유지하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