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타전예비일 폐지 뒤엔 단장회의 이면합의 있었다

  • 입력 2008년 8월 1일 09시 02분


한국야구위원회(KBO)도 ‘믿는 구석’이 있었다. 소리 소문 없이 추진된 올스타전 예비일 폐지의 배후엔 단장회의의 이면 합의가 있었다. 무제한 연장 도입이나 공중파 TV 중계 시 경기 시간 변경에 이어 올스타전 예비일 폐지에서도 일부 단장들은 현장 감독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 김재하 단장 등 몇몇 단장들은 <스포츠동아>가 31일 실시한 이슈&포커스 설문조사에서 KBO의 사전 정지 작업이 있었다고 말했다. 베이징올림픽이란 국가대사를 앞둔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SK 김성근 감독이나 히어로즈 이광환 감독 등 노장 사령탑들은 프로야구의 올스타전 잔치가 대표팀 평가전에 밀리는 현실을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김 감독은 “올스타전이 먼저 계획됐는가 아니면 쿠바-네덜란드와의 평가전이 먼저 약속됐나? 당연히 올스타전이 먼저이고, 원래 예비일이 있었을 것 아닌가. 500만 관중을 넘본다는 KBO에서 이렇게 팬과의 약속을 저버려도 되는가?”라고 원칙론을 강조했다.

올스타전 동군 감독을 맡는 김 감독은 쿠바-네덜란드가 8월 3일 올스타전(문학구장)에 앞서 맞대결을 벌이고, 홈런더비까지 참가하는 데 대해서도 “올스타전은 한국 프로야구의 잔치인데 왜 외국선수들이 갑자기 끼어드나? 쿠바가 아무리 야구를 잘 해도 아마 아닌가? 그래서 상금도 원화에서 달러로 바꿨다던데. (KBO는) 생각나면 그냥 하나? 흥밋거리도 좋지만 근본을 무시하는 즉흥 행정”이라고 지적했다.

대구|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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