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12년 만에 노골드 탈출 기회 왔다”

  • 입력 2008년 8월 4일 03시 02분


“형제의 나라에 왔시요” 2일 중국 베이징 올림픽선수촌에 도착한 북한 선수단이 검색대를 통과해 아파트 형태로 지어진 숙소로 향하고 있다. 베이징=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형제의 나라에 왔시요” 2일 중국 베이징 올림픽선수촌에 도착한 북한 선수단이 검색대를 통과해 아파트 형태로 지어진 숙소로 향하고 있다. 베이징=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그들은 중국을 ‘형제의 나라’로 생각한다. 중국도 그런 그들을 아끼며 물심양면으로 지원한다.

북한의 베이징 올림픽 출전 규모는 사상 최대다. 유도 역도 레슬링 체조 복싱 탁구 사격 마라톤 양궁 다이빙 여자축구 수중체조 등 12개 종목에 선수 63명, 임원 71명 등 134명에 이른다. ‘형제의 나라’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동안 북한은 올림픽에 30∼50명 수준의 선수단을 파견해 왔다.

북한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유도에서 계순희가 금메달을 딴 이후 노 골드 신세다. 하지만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계순희를 비롯해 복싱의 김성국, 여자축구 등에서 금메달을 노리는 등 메달 10개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베일에 가려진 북한 체육의 현실을 소개한다.

○ 중국의 전폭적인 지원

북한은 어려운 경제 상황 때문에 대표팀의 훈련을 제대로 못할 정도였다. 하지만 중국은 북한 4·25체육단이 쿤밍 전지훈련을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한국체육과학연구원 성문정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중국을 옆집 이웃처럼 편안하게 생각한다”며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심리적인 안정감을 갖게 돼 예상 밖의 좋은 성적을 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북한 체육위원회 관계자들은 전국을 돌며 체육 유망주를 스카우트한다. 이때 부모와의 면담이 이뤄지는데 체육선수가 되는 것을 거부하는 부모는 거의 없다. 국가대표 선수는 일반인에 비해 쌀 등을 1.5배로 받고 국제대회에서 입상하면 승용차와 아파트가 제공되는 등 국민영웅이 되기 때문이다.

○ 체육인재=혁명인재

북한의 체육은 공산주의를 주민에게 주입하는 수단이다. 체육교육을 통해 노동생산성 증가와 국방력 강화, 혁명인재 양성을 강조한다.

북한은 소학교(초등학교) 때부터 체육인재를 육성한다. 체육소조는 소학교와 중학교를 대상으로 정규수업을 끝내고 매일 2∼3시간 축구 탁구 체조 등의 훈련을 의무화하고 있다.

과외체육학교는 시군구에 있는 체육회관을 이용해 학생들의 과외 체육활동을 유도한다. 1990년대 북한 탁구 스타 이근상과 김성희, 아테네 올림픽 복싱 은메달리스트 김성국이 이곳 출신. 이 밖에 국가대표와 체육교원을 양성하는 고등체육전문학교와 각 도에 1개씩 체육대를 만들어 엘리트 체육을 강화하고 있다.

성 연구원은 “남북 체육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한국의 세계태권도연맹(WTF)과 북한의 국제태권도협회(ITF)의 통합, 남북 공동훈련 활성화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베이징=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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