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중국 베이징 올림픽삼림공원 양궁경기장 옆 훈련장. 푸른 하늘은 보이지 않았지만 섭씨 30도를 오르내리는 열기에 숨이 막혔다.
베이징의 공해와 무더위는 궁사들이 넘어야 할 벽이다. 집중력을 흐트러뜨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 궁사들은 흔들리지 않았다. 야구장에서의 극기훈련, 올림픽공원에서의 베이징 가상훈련 등을 이겨냈기 때문이다. 베이징 올림픽 양궁 본선은 9일부터 시작된다.
○ 악천후 견디며 악전고투
한국을 비롯해 미국 대만 말레이시아 등 각국 궁사들은 마무리 연습에 한창이었다.
한국 선수들은 묵묵히 활시위를 당기고 과녁을 확인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땀을 닦으며 휴식을 취하는 중간에도 거의 말이 없었다. 경기를 앞두고 극도로 예민해진 탓이다. 남자 대표팀 장영술 감독은 “인터뷰 대신 연습하는 모습만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훈련장은 직사각형 모양으로 기존의 양궁장과 비슷했다. 하지만 경기장은 궁사가 활을 쏘는 곳은 넓고 과녁 쪽은 좁은 역 마름모 형태. 경기장과 관중석의 거리도 4m에 불과해 경기에 집중하기 쉽지 않아 보였다. 남녀 개인 및 단체 등 4개의 금메달 석권을 노리는 한국 양궁이 긴장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표팀은 7일 경기장에서 30분간 첫 적응 훈련을 한다.
그럼에도 한국 선수들은 필승을 자신했다. 임동현은 “컨디션은 완벽하다. 내 과녁은 오직 금메달뿐”이라고 말했다.
○ 세계 속의 한국 양궁
훈련장은 한국 지도자들의 사교장을 연상케 했다. 이기식(미국) 오교문(호주) 이재형(말레이시아) 박면권(콜롬비아) 이웅(멕시코) 김학용(부탄) 감독 등이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이번 대회 양궁 참가국 49개국 가운데 한국 지도자는 10여 개국에 이른다.
박면권 감독은 콜롬비아 여자 양궁의 첫 올림픽 출전을 이끌었다. 그는 “한국의 1970년대 수준이지만 지난해 캐나메리칸 대회에서 미국을 꺾고 우승했을 정도로 성장했다”며 “이번 대회 메달이 목표”라고 말했다.
외국팀 한국 지도자들은 한국 여자 양궁이 세계 최강이라고 입을 모았다. 반면 남자 양궁은 출전국의 실력차가 거의 없어 박빙의 승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베이징=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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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취재 : 동아일보 스포츠레저부 황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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