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 키즈 “경쟁은 우리의 힘”

  • 입력 2008년 8월 5일 02시 59분


“서로 안 지려고 노력”… 한국 女골프 세대교체 주도

올여름 신지애(20·하이마트)는 “바짝 독이 올랐다”는 얘기를 자주 들었다.

최근 자신과 비슷한 연배의 동료인 지은희(22·휠라코리아) 박인비(20·SK텔레콤) 오지영(20·에머슨퍼시픽) 등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잇달아 우승 소식을 전했기 때문이었다.

신지애는 국내의 강자로만 머물 수 없다는 듯 “이제 나도 큰물에서 뭔가를 보여 주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올 시즌 상반기에 전 세계를 돌며 대회에 나서는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한 그는 지난달 피로 누적으로 왼손에 3주 가까이 반 깁스를 할 만큼 컨디션은 나빴으나 강인한 정신력으로 극복했다.

이처럼 신지애를 비롯한 20세 전후의 ‘박세리 키드’들은 동료들과의 치열한 경쟁을 통해 실력을 키워가며 한국 여자골프의 세대교체를 주도하고 있다.

올 US여자오픈 최연소 챔피언 박인비는 “우리 또래들이 좋은 성적을 내면서 서로에게 자신감을 주고 동기부여가 된다”고 말했다. 오지영은 “주니어 때부터 안 지려고 노력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박세리 키드’의 효과는 한국을 넘어 같은 아시아권의 일본과 대만 골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비슷한 신체조건을 지닌 한국 선수들의 성공 사례가 이 지역 유망주에게도 자극이 된 것이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아시아 돌풍이 거셌다. 신지애와 대만 대표 출신 청야니(2위)를 비롯해 3∼5위를 지은희, 후도 유리, 미야자토 아이(일본)가 차지했다. 톱20 이내 선수 가운데 13명이 아시아 출신 골퍼였다.

더 타임스, 가디언 등 영국의 주요 일간지들은 한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선수들이 강세를 보인 이유로 성실한 태도와 엄청난 훈련 양, 자식을 향한 부모들의 열정 등을 꼽았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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