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결부터 발표까지 일사천리였다.
국내 프로농구를 이끄는 한국농구연맹(KBL) 신임 총재를 선출하는 과정은 마치 잘 짜인 각본이라도 있는 듯했다.
4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KBL센터에서 열린 임시 총회에서 전육(62·사진) 전 중앙방송 사장이 KBL 신임 총재에 선출됐다.
KBL은 ‘만장일치로 추대했다’는 내용의 보도 자료를 돌렸지만 실제 무기명으로 진행된 투표에서 일부 구단은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10개 구단주의 위임을 받은 단장들이 참석한 이날 총회에서는 총재 선임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농구와는 무관한 전육 씨에 대한 반대 여론이 있었고 최근 한선교 의원과 김종민 전 장관 등이 KBL 총재에 도전하면서 후보의 폭을 넓혀 시간을 두고 논의해야 된다는 의견이 쏟아졌기 때문.
하지만 전육 후보를 지지해 온 일부 구단에서 동조 구단을 결집한 끝에 총재 통과 정족수인 7개 구단을 확보한 뒤 표결까지 밀어붙인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달 말로 임기가 끝나는 김영수 총재의 후임이 된 전육 씨는 부산고와 성균관대를 나온 언론인 출신으로 2011년까지 3년 동안 KBL을 이끌게 된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