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 침묵하고 있는 제자에게 짜릿한 골 맛을 부여하기 위한 한국 올림픽 축구 대표팀 사령탑 박성화 감독의 노력이 대단하다.
4일 오후(한국시간) 친황다오 올림픽 스포츠 센터 보조구장에서 가진 팀 훈련을 마치고 박 감독은 박주영(23·FC서울)을 따로 불러 프리킥 연습을 하도록 지시했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오후 7시부터 8시45분까지 이어진 공식 훈련이 끝난 뒤 시작된 프리킥 훈련에서 박주영은 총 22번의 킥을 시도해 고작 2골 밖에 넣지 못했다.
프리킥 월(모의 수비벽)을 세워놓고, 문전 주변을 이동하며 여러 각도에서 시도한 박주영의 슈팅은 14차례 골문을 벗어났고, 4번은 골키퍼로 나선 정성룡의 손에 걸렸다. 나머지 2번은 모형을 맞고 튕겨나왔다.
프리킥을 차는 동안, 박주영에게 이것저것 지시하고 집중 지도하던 박성화 감독은 훈련을 마친 뒤 이어진 인터뷰에서 “(박)주영이에게 프리킥 감각과 슈팅 감각을 키워주기 위해 이번 연습을 계획했다”고 훈련 의도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 훈련 말미에 박주영만 따로 불러 프리킥 연습을 하게 한 까닭을 묻자 “다른 선수들의 집중력을 흐트러뜨리지 않게 하기 위함이었다”고 덧붙였다.
사실 박성화 감독의 ‘박주영 살리기’ 프로젝트는 이미 시작됐었다. 3일 친황다오에 도착해 4일 본격 훈련에 돌입한 박 감독은 이날 오전 훈련을 통해 박주영의 역할 변화를 시사했다.
그는 “공격수 중 이근호(대구)와 신영록(수원)의 골 감각이 살아있어 다른 각도로 박주영의 쓰임새를 고려하고 있다.
득점에 대한 부담을 주지 않고, 다른 이에게 ‘기회를 주는 선수’로 활용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박 감독이 고려하고 있는 박주영의 역할은 ‘섀도 스트라이커’ 겸 ‘전담 키커’이다.
친황다오 | 최현길 기자 choihg2@dona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