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고기 천국’ 올림픽 기간은 ‘지옥’…中당국, 호텔 등 판매 금지령

  • 입력 2008년 8월 5일 08시 43분


‘책상의 다리와 비행기만 빼고는 모든 것을 다 먹는다’는 중국이지만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개고기만큼은 떳떳하게 자랑하지 못하고 있다. 요리의 천국으로 알려진 중국에서 ‘개고기 천국’이라는 인식만은 자제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08베이징올림픽이 열리는 동안 올림픽 지정 호텔들에 개고기 판매 금지령을 내렸다. 일반 식당에서도 개고기를 판매할 수 없다.

중국은 원래 호텔 메뉴에도 보신탕이 끼어있을 정도로 개고기 인기가 높다. 일반 쇠고기나 닭고기보다는 비싼 값에 팔리지만, 간편하게 먹는 패스트푸드 개고기까지 있다. 맥도날드의 간판 ‘MacDonald’를 ‘MiniDog’로 패러디한 간판을 내건 식당도 있을 정도다. 동북 3성에서는 개고기 라면을 팔고, 광동성 지역에서는 개고기 통조림도 판다.

중국은 길거리에서 직접 불을 피우고, 개를 꼬챙이에 끼워 그을리는 장면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심지어 개고기 식당에서 꼬챙이에 끼운 강아지를 내걸고 버젓이 개고기 홍보도 한다.

이러한 중국도 국제적 행사를 앞두고는 조심스럽게 개고기 판매 금지령을 내리고 있다. 88 서울올림픽 때 한국의 보신탕집이 된서리를 맞고 골목으로 사라진 것을 기억해보면 중국의 요즘 상황이 쉽게 이해된다.

그러나 보복성 ‘맞짱 외교’를 두려워한 탓인지 중국에 대해 개고기를 언급하거나 불매 운동을 하는 사람이나 나라는 없다. 동물애호가로 유명한 프랑스 배우 브리짓 바르도 조차 중국 개고기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

바르도는 서울올림픽 당시 보신탕을 먹지 못하게 해달라고 노태우 대통령에게 직접 편지를 보냈고, 2003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 전화 인터뷰에서 “프랑스인, 독일인, 미국인들은 절대로 개고기를 먹을 수 없습니다”고 분개하며 통화를 일방적으로 끊어 욕을 먹기도 했다.

만일 중국에 대들면 그 나라 상품에 대한 불매운동으로 이어진다. 무려 10억 인구가 집단으로 덤벼드는데 어느 나라가 겁도 없이 까불 것인가?

변인숙 기자 baram4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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