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가족들로부터 ‘미쳤다’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손수 만든 자전거를 타고 7년간 중국 전역을 돌아 마침내 2008 베이징 올림픽 주경기장 앞에 도착한 첸궈밍(53) 씨의 머리는 하얗게 세어 있었다.
그는 4일 주경기장 앞에서 관광객들을 상대로 사진 모델이 되어주고 있었다. 본인 자체가 주경기장 앞의 명물이 됐다.
농부였던 그는 2001년 고향인 장수성의 슈조우를 떠나 길에서 먹고 자며 지난달 26일 베이징 올림픽 주경기장에 도착했다.
그동안 대만을 제외한 중국 각지 6만5000km를 달렸다. 지구를 약 한바퀴 반 정도 돈 거리와 맞먹는다. 중국이 베이징 올림픽을 유치한 이후 이를 널리 알리기 위해 시작했다. 가족들은 “올림픽이 우리와 무슨 상관이냐”고 했다지만 그는 여행을 강행했다. “나는 가난한 농부다.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 그러나 내 몸은 튼튼하다. 이 몸을 이용해 중국인의 강인함을 보이고 싶었다”는 것이 그의 출발 동기였다.
그는 “현대문명은 사람을 더 게으르게 만들고 환경을 오염시키고 있다. 사람들에게 환경의 소중함을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친환경적인 교통수단인 자전거를 택한 이유다.
중국 남서부의 충칭지역을 지날 때에는 언덕에서 브레이크가 고장 나 비탈길에 뒹구는 바람에 갈비뼈 3개가 부러졌다고 한다. 병원에 가는 대신 담뱃재와 약초로 지혈을 하고 며칠간 누워서 상처를 회복한 뒤 다시 여행을 했다. 여행의 증거를 남기기 위해 각 지역 체육관계자들의 사인을 받고 사진도 찍었다.
여행을 마친 그는 요즘 주경기장 앞에서 관광객들을 상대로 여전히 올림픽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의 자전거에는 그를 응원하는 글귀가 뒤덮여있다. 그는 틈나는 대로 담배꽁초를 주으며 환경보존도 함께 강조하고 있다.
베이징|이원홍기자 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