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짱 넘버1’ 신지애, 큰 경기에 강하다!…우승 비결 3가지

  • 입력 2008년 8월 5일 09시 01분


2006년 프로 무대에 데뷔한 신지애(20·하이마트)는 3년째 한국여자프로골프에서는 상대가 없는 ‘지존’이다.

데뷔 첫해부터 상금왕과 신인왕 등을 석권했고, 투어 2년차인 2007년에는 시즌 9승과 함께 6억 원대의 시즌상금을 기록해 KLPGA 한 시즌 최다승과 최대상금액을 기록을 세웠다. 겨울 시즌 동안 출전한 유럽과 미국 투어에서 두 차례의 준우승과 두 차례의 톱10 진입을 기록한 데 이어 일본 여자무대(JLPGA) 데뷔전 PRGR레이디스컵에서도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2008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며 LPGA투어 첫 승을 메이저 우승으로 장식했다.

스무살의 어린 나이와 작은 체구로 전 세계 무대를 상대로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 신지애는 왜 이렇게 강한 것일까?

그 첫 번째 비결은 강한 정신력과 낙천적인 성격이다.

“부담은 누구에게나 있다. 우승했던 선수는 우승에 대한 부담, 한 대회에서 저조했던 선수는 다음 경기에서 잘해야 한다는 부담, 하지만 나는 그런 부담을 부담으로 받아들이기보다 하나의 심리상태로 여기고 즐기는 편”이라고 신지애는 말한다.

세계적인 선수들과 겨루면서도 주눅 들기는커녕, 오히려 외국에서 새로운 선수들을 만나 경기하는 것 자체가 재미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는다. 신지애는 “집중력과 긴장은 다른 문제다. 집중한다고 긴장이 덜어지는 것은 아니다. 나는 오히려 긴장을 즐기는 편이다. 투어 경기에서 극도로 긴장된 상황에서도 짜릿한 전율을 느낀다”고 말한다.

긴장되는 상황을 즐긴다는 신지애의 말은 체육과학연구원(KISS)에서 실시한 심리 테스트 결과에서도 그대로 증명됐다. 체육과학연구원의 연구진은 “신지애가 유연성을 포함해 몸통과 어깨 근력 및 근파워에서 상대적으로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심리적인 부분도 꽤 뛰어나다”고 밝혔다.

멘탈 게임인 골프 경기의 특성상 가장 중요한 요소인 자신감의 경우 신지애의 백분위 점수는 104점으로 나타났다. 이는 개인종목 선수들(95점)이나 국가대표 전체 평균 점수(96점) 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신지애가 큰 경기, 그리고 최종 라운드에서 더 강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 한 가지 빼놓을 수 없는 것은 깊은 신앙심이다.

아버지가 교회 목사로 계시고, 신지애 선수 자신도 신앙심이 깊기로 둘째가라면 서럽다. 신지애는 이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긴장되는 상황에서 나는 마음속으로 기도한다. 그러나 그 기도가 ‘볼이 홀인되게 해주세요’라는 식은 아니다.‘단지 집중력을 달라’고 기도한다.”

신지애는 결국 볼을 넣는 것은 자기 자신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마지막으로 신지애는 이렇게 말한다. “내 플레이가 남들에게 완벽하게 보이고 쉬워 보여도 나 자신에게는 그렇지 않다. 플레이가 잘 되는 날도 골프는 어려운 것이다. 모든 샷은 고도의 집중과 치열한 준비작업의 결과다.”

이처럼 빈틈없는 정신력과 체력, 그리고 노력으로 무장한 신지애의 적수는 당분간 세계 어느 무대에서도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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