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명은 Franck Martial Moussima Ewane. 긴 이름만큼이나 유도에 얽힌 사연도 복잡했다. 14세 때 처음으로 도복을 입은 뒤, 몇 차례 큰 부상을 당하기도 했지만 꿋꿋하게 2회 연속 올림픽 출전에 성공했다.
무시마는 한국과도 인연이 깊었다. 장성호(30·수원시청)의 사진을 보여주자 “시드니올림픽 1회전에서 나와 맞붙은 상대”였다면서 “열심히 했지만 졌다”고 했다. 장성호는 2분 만에 삼각누르기로 한판승을 거뒀다. 당시 한국언론은 “장성호가 1회전에서 국제대회 성적이 전혀 없는 아프리카의 약골과 만났고, 무시마가 고양이 앞에 쥐와 다름없었다”고 보도했다.
한국에서 보기에는 ‘쥐’일지 모르지만 카메룬 유도선수들에게는 무시마가 ‘산중호걸(山中豪傑)’이다. 무시마는 “카메룬에는 1000여명의 유도 선수들이 있다”면서 “이들에게 희망을 주겠다”고 했다. 이어 “카메룬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는 축구와 육상이지만 유도도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도록 만들겠다”며 웃었다.
자연스럽게 화제가 축구로 넘어왔다. 축구대표팀은 7일 친황다오에서 카메룬과 일전을 치른다. 무시마는 유도 이야기를 할 때보다 더 기운이 넘쳤다. “카메룬은 한국보다 강하다”며서 “무난하게 카메룬이 이길 것”이라고 했다.
무시마의 이번대회 목표는 “일단, 1회전 통과.” 하지만 “챔피언이 되고 싶다는 꿈도 있다”고 했다. 무시마가 꼽은 우승후보는 “2004년에 나를 이겼던 그 선수”였다. 82kg급 스파링상대로 베이징을 밟은 유도대표팀 홍석웅(용인대)은 “솔직히 카메룬에서 유도를 하는 줄도 몰랐지만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라면 누구나 챔피언의 꿈을 꾸는 것이 아니냐”며 박수를 보냈다.
베이징 |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