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치기 땐 초공격이면 번트작전을 쓰겠다.”
2008베이징올림픽 야구종목엔 연장전에 돌입할 경우 ‘승부치기(tie breaker)’가 도입되면서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승부치기’는 연장 11회부터 무사 1·2루에 주자를 두고 경기를 이어가는 시스템이다. 11회는 양팀 감독이 기존의 타순에서 선두타자를 정할 수 있지만 교체선수는 투입할 수 없다. 12회는 감독이 새로 타순을 정할 수 없고, 11회 마지막타자의 다음타자가 선두타자로 나서야한다.
한국대표팀 김경문(사진) 감독은 5일 잠실구장에서 쿠바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승부치기까지 가기 전에 승부가 나겠지”라고 농담처럼 말했지만 이에 대한 대비책과 훈련을 할 것임을 밝혔다. 대표팀은 4일 네덜란드와의 평가전을 치른 데 이어 5일과 6일에는 잠실에서 쿠바와 평가전을 펼친다. 10일 베이징으로 출국하기 전까지 사흘간의 여유가 있는데 김 감독은 9일 오전에만 단체훈련을 하고 7일과 8일에는 선수들의 피로가 누적돼 이를 해소하는 것이 급선무로 판단, 휴식을 취하도록 할 방침이다. 물론 자발적으로 원하는 선수에 한해 자율훈련을 하도록 할 계획이다.
그런데 9일 오전훈련 내용이 흥미롭다. 바로 ‘승부치기’에 대비한 훈련이기 때문이다. 머리로는 이해를 하지만 선수들이 한번 경험해본 것과 아닌 것은 실전에서 다른 느낌일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김경문 감독은 “여기서 승부치기 훈련을 하고 들어가야지, 베이징 가서 그 훈련을 할 여유는 없지 않은가”라며 9일 오전에 시뮬레이션 게임을 마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그렇다면 무사 1·2루 상황에서 희생번트를 대야할까, 강공으로 나가야할까. 평소 희생번트보다는 강공작전을 선호하는 김 감독이지만 “초공격이라면 무조건 희생번트 작전을 써야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희생번트를 대서 1점이라도 뽑아야 여유가 생긴다. 어차피 1점 승부 아니겠느냐. 만약 2-3점 이상을 뽑으려고 강공을 선택했다가 점수를 못 뽑으면 심적부담이 더 커진다. 말 수비 때 긴장이 지나쳐 실책까지 나올 수 있다”고 견해를 밝혔다. 말 수비 때는 최고 마무리투수를 투입해 점수를 봉쇄할 방법을 찾겠다는 복안이다.
잠실=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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