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세계 탁구의 중심이란 것은 누구나 인정하지만 요즘에는 농구가 젊은 세대에게 보다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어 이를 바라보는 중장년층의 안타까움이 점차 커지고 있다.
‘인민의 체력 증진, 건강을 발전시키자’는 슬로건을 앞세운 마오쩌둥 휘하 공산당의 권장 하에 50년대 초 보급된 탁구는 대중들의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49년 창설된 공산당의 정통성을 확보하기 위함이었지만 중국 체육 사상 최초로 59년 세계 타이틀을 따내자 탁구의 위상이 달라졌다.
동서 냉전이 한창이던 71년 첫 교류를 시작해 79년 미국-중국간 수교의 교량 역할을 한 것도 탁구였다. 이른바 ‘핑퐁 외교’다.
지금도 베이징 시내 공원에서 다른 노인들과 함께 탁구를 즐긴다는 쑤 티안위(72)씨도 이 시절을 회상한다. 그는 “탁구는 인민과 조국을 대표한 최고 종목이었다. 여러 종목이 있어도 명예와 영광을 안긴 탁구를 빼고 중국 스포츠를 논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탁구의 인기가 시들었다는 사실만큼은 자명한 것 같다. 쑤씨의 바람과는 달리 공원에는 빈 탁구대가 많은 반면, 농구 코트는 젊은이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고교생 자오차오(18)는 “농구는 내 인생을 밝게 한다. 단순히 재미를 떠나 삶에 즐거움을 준다”고 말한다.
CSM 스포츠 미디어 대표 피에르 주스토는 “미디어가 중국내 농구 보급과 확산에 큰 몫을 했다. 미 프로농구 NBA에서 뛰는 야오밍의 경우도 비슷하다. 그러나 탁구에는 ‘대중성’이 있어 농구, 축구의 위상을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고 긍정적인 진단을 내렸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