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수장 맞은 KBL ‘뒤숭숭’

  • 입력 2008년 8월 6일 09시 03분


한국프로농구연맹(KBL) 차기 총재로 전육씨가 선출됐다. 그가 3년간 프로농구 전체를 책임지는 중책을 맡는다. 선임 과정에 잡음이 많았기 때문일까. 총재를 선임한지 하루가 지났을 뿐이지만 벌써부터 뒷이야기가 들리고 있다.

“전육씨의 측근이 KBL 핵심 자리를 예약했다”는 소문이 나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총재 승인이 나지도 않았는데 벌써 그의 주변 인사가 KBL로 온다는 ‘낙하산 인사설’이 흘러나오는 등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KBL 수장을 뽑는 중요한 일을 10개 구단 단장 10명이 제대로 된 검증이 없이 졸속 처리했으니 뒷말이 무성할 수밖에 없는 듯하다.

KBL의 현 상태는 위기다. 한국 최고의 겨울 스포츠라는 위상을 잃어가고 있는 프로농구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맹추격을 하고 있는 프로배구에게 최고의 자리를 내줄 수도 있다. KBL이 옛 영광에 안주하면서 리그 발전을 위해 노력하지 않은 탓이 크다.

KBL에 변혁이 필요한 시점인데도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인물을 총재로 모신 단장들의 무책임한 행동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KBL에 관심이 많고, 행정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후보가 등장했음에도 검토조차 하지 않은 단장들의 무지와 무능함에 농구인과 팬들이 분노하고 있다. 그래도 이번 결정을 번복할 수는 없다.

어찌됐든 차기 총재가 자신의 소신대로 KBL의 발전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길 기대할 수밖에 없다. 총재는 단장들의 말에 휘둘리지 말고, 리그와 10개 구단의 발전을 위해 힘써야 한다. 총재를 선임하는데 큰 역할을 한 몇몇 구단 단장들은 해당 구단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KBL의 발전을 위한 충언만을 하길 기대한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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