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다리로만 수영하란 법 있나… 외다리로 10km 오픈워터 도전

  • 입력 2008년 8월 7일 03시 05분


올림픽은 흔히 인간 한계에 도전하는 무대로 불린다.

하지만 그는 이미 이런 목표를 뛰어넘은 것 같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여자 수영 대표 나탈리 뒤 투아(24·사진).

그는 불의의 교통사고로 왼쪽 다리가 절단된 장애를 극복하고 베이징 올림픽에 새로 신설된 여자 10km 오픈워터 수영(바다, 강, 호수 등 야외에서 하는 수영)에 출전한다. 대회 개막을 앞두고 전 세계 주요 언론들은 인간 승리의 주인공으로 그를 주목하고 있다.

수영 유망주였던 그는 17세이던 2001년 모터스쿠터를 타고 학교 수영장에 가다 차량과 부딪치며 뼈가 심하게 으스러져 다리를 무릎까지 잘라내야 했다. 하늘이 무너지는 아픔을 겪은 그는 오히려 3개월 만에 다시 수영장을 찾아 수영에 모든 희망을 걸었다.

2004년 아테네 장애인올림픽에서 금메달 5개와 은메달 1개를 휩쓴 그는 비장애인들과 당당히 맞서기로 마음먹었다. 5월 오픈워터 세계선수권에서 비장애 선수들과 겨뤄 4위에 올라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뒤 눈물을 쏟았다. 당시 1위와의 기록은 5.1초가 뒤졌을 뿐이었다.

한 다리로 발차기를 하기에 스피드가 떨어져 장거리 종목에 주력한 그는 매일 10마일(16km)을 헤엄치며 그토록 꿈꿔온 올림픽을 대비하고 있다.

뒤 투아는 “물속에서는 내 다리가 몇 개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올림픽에 출전할 생각만 하면 가슴이 뛴다”고 의욕을 보였다.

절단 장애인의 올림픽 출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기차에 치여 왼쪽 다리를 잃은 체조 선수 조지 아이저(미국)는 1904년 세인트루이스대회에서 금 3개, 은 2개, 동 1개를 따냈다. 헝가리의 수구 선수 올리베르 헐러시는 교통사고로 다리를 절단했지만 1928년 암스테르담대회 은메달에 이어 1932년 로스앤젤레스와 1936년 베를린에서 연이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헝가리의 사격 선수 카를로이 타칵스는 오른팔을 잃은 뒤 왼손잡이로 변신해 1948년 런던과 1952년 헬싱키에서 25m 속사권총 올림픽 2연패를 이뤘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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