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위가 잡아놓은 훈련장 사용 시간이 최악이더군요.”
배드민턴 국가대표팀 김중수 감독이 6일 불만을 토로했다. 베이징 올림픽조직위원회가 한국 선수들의 훈련 스케줄을 오후에 집중 배치했기 때문이다. 실내 스포츠인 배드민턴은 베이징의 오후 폭염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
하지만 배드민턴 본 경기의 예선과 결선 모두 오전과 저녁에만 열리기 때문에 조직위가 배정한 오후에 훈련을 하면 자칫 페이스를 잃을 수도 있는 것. 배드민턴 금메달 독식을 노리는 중국의 ‘텃세’가 훈련 시간 배정으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조직위가 악의적으로 시간 배정을 하지는 않았겠지만 사실 필요한 시간대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표팀은 별도로 비용을 지불하고 사설 배드민턴장을 따로 빌렸다. 중국인 코치들이 연습장 마련에 앞장섰다.
대표팀은 이날 오전 베이징 남쪽 지역 푸지 배드민턴장에서 적응 훈련에 나섰다.
훈련을 마친 김 감독은 “이동 거리도 적당하고 훈련장 시설도 괜찮다. 무엇보다 오전이든 밤 시간이든 우리가 필요한 시간에 와서 훈련할 수 있는 곳이 생겼다는데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날 남자복식의 이용대-정재성(이상 삼성전기)조는 날카로운 스매싱과 빠른 발놀림으로 정점에 오른 컨디션을 보여줬다. 대표팀은 여자복식의 이경원-이효정(이상 삼성전기)조, 혼합복식의 이용대-이효정 조도 금 사냥에 나선다.
김 감독은 “적지이기 때문에 부담감도 있겠지만 베테랑 선수들이라 중국의 일방적인 응원에 휘둘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변수만 없다면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베이징 | 황인찬 기자 hic@donga.com